동굴 속 아파트,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
Mesa Verde National Park in Colorado,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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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 2025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쉬지 않고 달리면 12시간, 1200km 거리지만 중간에 다른 멋진 곳들을 관광하며 오다 보니 4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캘리포니아 - 애리조나 - 뉴멕시코- 콜로라도 제가 거쳐온 주들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고 길게 이어진 고속도로, 그 주변 평평한 대지위에 우뚝 솟아나 있는 기암괴석들은 조물주의 작품에 시간과 자연이 완성시킨 걸작들입니다.
긴 이동시간에 지쳐갈 즈음이면 이렇게 멋지고 이색적인 돌들이 나타나니 당최 잠을 잘 수가 없네요.
국립공원을 입장하여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화재 감시용 타워가 있는 곳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니 아래로 보이는 풍경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에 멈춰 섰습니다.
오호...
이곳에 오니 진짜 겨울 눈(雪)을 직접 눈(目)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콜로라도 주는 남북으로 로키 산맥이 관통하여 평균 해발 높이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악 지대입니다.
예를 들어 주도인 '덴버'는 '마일 하이 시티(Mile-High City)'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데 이 도시의 고도가 해발 5,280ft 즉 정확히 1 mile (약 1,610m)이기 때문입니다.
주 이름은 유유히 흐르는 콜로라도 강에서 따 왔으며 그 의미는 스페인어로 '붉은빛을 띤다'라고 합니다.
로키산맥(Rocky Mountains 또는 Rockies)은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British Columbia)에서 시작하여 미국의 뉴멕시코(New Mexico)까지 남북으로 4,500km에 걸쳐 뻗어있습니다.
지난 4월 캐나다 로키의 벤프 국립공원에서 보았던 로키산맥을 여기서 다시 보니 반갑기도 하고 그 장엄함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하네요.
이 지역은 1400년 전, 아메리칸 원주민중 하나의 부족인 푸에블로인(Pueblo)들이 700년 넘게 거주하며 살던 지역으로 푸에블로의 뜻은 스페인어로 Village라고 합니다.
박물관에는 그들이 사용했던 유물과 집의 모형이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져 있는데 특히 도자기 종류의 디자인과 형태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박물관을 돌다 발견한 작은 유물 조각과 편지들은 무엇일까요?
가져가지 말아야 할 유물을 슬쩍 가져갔다가 되돌려준 반성의 편지들입니다.
양심의 가책이 들거나 건강의 이상이 생기다 보니 혹시 유물을 몰래 가져와 생기는 불운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곳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간략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적으로 신성한 기운을 갖고 있는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믿음이 이 유물들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 것은 아닐까요?
박물관 뒤편에도 유적지가 있습니다.
'Spruce Tree House'
거리도 가깝고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인디언들의 주거지를 보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해 보았습니다.
주로 유목생활을 하다가 정착생활로의 변화는 주거지를 만들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주거지 형태도 발전을 하게 됩니다.
단순한 형태였던 초기와 달리 방도 여러 개로 늘어나고 음식물 보관창고도 만들며 불을 사용하면서는 굴뚝도 만들었네요.
건축기술의 발전은 이중벽을 세워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위한 단열재 기능을 첨부하였으며 나중에는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돌붙임의 이층 주택을 완성합니다.
이곳은 Sun Temple로 1250년 경에 만들어진 곳으로 정확한 사용목적은 알 수 없지만 다른 주거 형태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에 종교행사를 위한 곳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4개의 다양한 크기의 방이 있고 지붕과 주택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아직 미완성이라 그런 것 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한다네요.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왜 이렇게 2600m나 되는 높은 위치에 집을 짓고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추측만 있을 뿐입니다.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가설도 있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물길을 따라 이동했는데 지금은 계곡이 깊이 파여 동굴 위치가 높지만 과거에는 평지에 가까웠을 거라는 가설도 있습니다.
이곳은 거의 10km의 메사 탑 루프(Mesa Top Loop) 로드에서 드라이브를 즐기며 현재의 우리들이 1400년 전의 삶을 엿볼 수 있으니 정말 놀라운 곳입니다.
4층 규모 8m 높이의 방이 150개나 되는 동굴 속 아파트에는 한 번에 5천 명 정도의 생활이 가능했다니 그 당시 푸에블로 부족의 수가 상당히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스페인어로 Mesa는 테이블 혹은 절벽, Verde는 초록색의 뜻입니다.
이곳 메사 베르데는 1978년 미국 최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총 4,400여 개의 유적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재에도 푸에블로 인디언 후손들이 이곳에서 문화 행사를 개최하는 등 지역 보존 및 인디언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www.nps.gov/meve/index.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