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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gDu Mar 25.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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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야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예전 그때가 생각이 났다.


아마, 2년 전 여름. 나무는 초록잎으로 가득했고 햇살은 뜨겁게 내리쬐던, 날씨가 한창 더울 때였다.

그때도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딘가 공허한 마음에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눈물이 났다.

"ㅇㅇ야, 너 잘하고 있어. 정말 잘하고 있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울다 전화를 끊었다.


그 시기에 나는 심리상담을 받으러 다녔다. 일상에 지치고, 일에 지치고, 내 주변 상황 모든 것에 지쳐 있었다. 힘을 내려고 해도 힘이 나지 않는 상태였다. 현실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더욱 현실에 발목 잡혔다.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다. 어딘지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 혼자 표류하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살지 않는 게 더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극복해 냈다.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삶의 목표가 생겼다.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들이 생겼다. 무엇보다 그때는 느낄 수 없었던 일상의 행복들이 느껴지고 있다. 큰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튼튼한 기초가 중요하듯 나는 단단한 기초를 만들어 가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어도 너무 기뻐하지 않고,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너무 짜증 내지 않으며, 슬픈 일이 있어도 너무 슬퍼하지 않는다. 감정에 빠져들지 않고 적당히 발만 담근다. 감정의 노예에서 감정의 주인이 됐다.



야경을 바라보며 생각나는 그때를 글로 적어 놓는 이유는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서이다.


"넌 잘하고 있어.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잘 해내고 있어. 지금까지 잘해왔고,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 해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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