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꺼지지 않는 엔진

쉬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by MingDu

"삐비빅."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알람을 껐다. 6일 동안 내 몸에 각인된 조건반사였다.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하얀 벽지 위로 오전 10시의 햇살이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아, 맞다. 오늘 쉬는 날이지.

긴장이 풀리며 안도감이 밀려와야 정상일 텐데, 명치끝이 묵직했다. 일주일 내내 나를 갈아 넣었던 전쟁 같은 시간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월요일의 회의, 화요일의 야근, 수요일의 독촉, 목요일의 오류, 금요일의 마감. 그리고 어제, 토요일의 늦은 퇴근까지. 나는 사람이 아니라 연료를 태워 돌아가는 기계 부품처럼 살았다. 카페인을 혈액처럼 수혈하고, 모니터 불빛을 태양 삼아 버텼다. 오직 이 '하루'를 위해서.

그런데 막상 그토록 기다리던 일요일이 오자, 나는 고장 난 기계처럼 삐걱거리고 있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다 다시 털썩 누웠다. 더 자도 된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머리로는 아는데, 심장은 벌써부터 빠르게 뛰고 있었다. '이 귀한 시간에 잠만 잘 거야?' '빨래도 밀렸고, 청소도 해야지. 다음 주 업무 미리 체크 안 해?' '남들은 주말에 자격증 공부다, 운동이다, 자기계발 하느라 바쁜데.'

머릿속에서 수십 명의 감독관이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쉬는 날조차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강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곧 '낭비'이자 '도태'라는 공식이 뼈속까지 새겨져 있었다.

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다. 분명 몸은 천근만근인데, 뇌는 과열된 엔진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쉬고 싶다. 격렬하게 쉬고 싶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만히 누워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출근길 지하철보다 더 불안했다.

나는 결국 쫓기듯 이불을 걷어찼다. 쉬는 것조차 계획을 세우고, 숙제를 해치우듯 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슬픈 현대인의 하루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