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난 뭘 해야 행복할까?
그토록 좋아하던 빵과 과일보다 담배를 더 좋아하는 내가 됐네요.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글 하나를 읽게 됐다,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그녀의 고백에 첫 문장부터 마음이 붙잡혔다.
무슨 사연일까.
코치로서의 감각이 반사적으로 반응했다.
글쓴이는 담배를 피우는 이유를 직접 설명하지 않았지만, 문장 사이사이엔 삶의 무게가 조용히 내려앉아 있었다. 그 무게를 누구와 비교하지도, 외면하지도 않은 채 묵묵히 받아들이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글 속에는 선물 받은 책의 제목도 언급돼 있었다.
<오늘 난 뭘 해야 행복할까>
그 제목이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무언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 그 짧은 문장을 통해 질문으로 변해 머물렀다.
그래서 나도 잠시, 조용히 생각해 봤다.
오늘, 난 뭘 해야 행복할까?
하지만 그 질문의 여운을 오래 붙잡지 못한 채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집청소를 하고, 강의교안을 만들고, 딸 픽업을 다녀오고, 집 앞 마트도 다녀오고, 저녁을 준비하고...
하루는 언제나 그렇듯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아니 어쩌면 너무 쉽게 잊혔다.
그런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 문득 그 질문이 다시 떠올랐다.
지금의 나는 이렇게 묻게 된다.
“오늘, 나는 무엇이 행복했을까.”
곰곰이 떠올려보니 저녁 무렵의 한 장면이 스쳐 갔다.
밑반찬으로 오이무침을 만들었는데 주부 18년 차쯤 되니 이제는 눈대중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기가 막히게 딱 맞는 밀폐용기를 꺼내 반찬을 담았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작은 성취 같기도 하고, 내 삶이 어느 정도는 손에 익었다는 증거 같기도 해 배시시 웃음이 났다.
그리고 내일 수학여행을 앞두고 한껏 들뜬 아들이 오이무침을 집어먹으며 조잘대는 모습 속에 오늘의 행복이 있었다.
행복이라는 말은 자칫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사소한 장면 안에 깃들어 있다.
잘 담아낸 반찬처럼, 잘 살아낸 하루의 흔적일 뿐이다.
나는 오늘, 그 문장을 만난 게 감사하고 행복했다.
그 짧은 한 줄이 나를 잠시 멈추게 했고, 오늘 하루를 조용히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이처럼 누군가의 글 한 줄이 나의 하루를 물들였듯, 나의 글도 당신의 하루 어딘가에 가닿을 수 있기를...
그나저나 내일, 난 또 뭘 해야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