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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진 Jul 01. 2019

#26. 젊은층을 위한 보장의 상속

[한국보험신문 칼럼] 다다익선과 함께 하는 인슈포트라이트

# 해당글은 한국보험신문에도 게재되고 있는 오명진 작가의 '인슈포트라이트' 칼럼입니다.



                                                                                                                          

우리나라 보험시장은 종신보험 이후 제3보험 영역의 급성장으로 보험강대국이 되었다. 시장이 포화되고 더 이상 가입시킬 사람이 없다고 얘기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98.4%까지 육박할 정도로 보험가입을 하나라도 하지 않은 가구는 없다고 봐도 무관할 정도이다. 

이에 보험시장에서 가입자의 반대편에 서있는 보험회사는 매년, 매분기가 위기이다. 계속적인 신계약 체결을 통해 수입보험료를 늘려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포화되어 있는 시장에서 추가 신계약을 창출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새로운 고객, 특히 젊은층의 보험니즈를 환기시키는 데 실패하고 신계약을 창출하지 못해 다시 기존 고객의 업셀링을 위한 상품들만 출시하고 있다.

보장영역을 확대한 치매보험과 간병보험, 90세까지 가입가능 하도록 연령을 확대한 유병자보험, 유사암 등의 진단비 가입금액 확대, 운전자 비용담보의 가입금액 확대 등 모든 상품 출시의 방향이 기존 고객 업셀링으로 향해 있다. 보험 니즈가 낮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미니보험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험사가 집중하는 타깃은 기존 가입자가 다시 보험료를 납입할 이슈만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젊은 세대는 보험가입의 니즈가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취업률이 높고, 미래에 대한 투자와 재테크의 여유가 있었던 시기의 젊은이들은 저축 다음으로 가장 먼저 보험을 찾았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보다 당장의 현실에서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는 것도 벅찬 세대가 되어 버렸다. 그런 그들에게 암과 중증질환 그리고 간병, 치매 등의 보장을 준비해야 함을 외친다는 것은 새로운 지출에 대한 부담만을 안기는 것이 되었다. 저축만 하면 집을 구할 수 있었던 세대의 어른들은 보험에 대한 준비 또한 충분히 되어 있다. 사망시 상속의 개념으로 종신보험을 가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손, 진단비, 수술비, 간병, 치매 등의 생존담보 또한 충분히 가입되어 있다. 보험사가 전개한 Push 마케팅의 희생양이 된 고객도 다수이나 대부분 부동산을 갖고 있는 세대의 다음 준비는 본인의 건강이 우선되며, 이는 보험 가입으로 바로 이어졌다.

보장자산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본인의 사망 또는 생존시 보험사고를 위해 충분한 보장담보를 가입해 놓아야 한다는 개념으로 모 생보사에서 만들어 낸 보험 판매 콘셉트이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자산을 충분하게 가입해 놓는 것은 가입자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다만, 해당 보장자산을 위해 납입해야 하는 비싼 보험료의 대가는 무시할 수 없으며, 보험사고 미발생에 대한 확률 또한 존재하므로 가입자는 보험료에 대한 본전 생각이 간절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각종 질병에 대한 걱정이 아직은 와닿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는 더더욱 보험료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나이가 들어 아프고 보험 위험에 노출이 될 것이며, 그제서야 보험을 준비한다고 해도 그 때는 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보장자산 준비가 버거운 젊은세대를 위해 보장을 상속할 수는 없을까? 암보장을 받던 부모세대가 암에 걸리지 않았고 이제 더 이상 보장에 대한 니즈가 사라지는 시기에 보험가입이 부담되는 자식 세대에게 암담보를 물려줄 수는 없을까? 계속적인 업셀링을 거듭할수록 보장이 꽉 차버린 부모세대에게 더 이상 가입의 니즈를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장자산 이후에 보장상속의 개념으로까지 확대하여 지금의 내가 충분히 쌓아 놓은 보장자산이 결국에는 자식세대에까지 상속이 가능하다면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 보장받고 있는 담보를 자식 세대에게 물려줌에 있어 실무적인 검토사항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부모세대가 보장을 중지하는 시점에 자식에게 상속하기 위한 준비금이 충분한지가 우선 검토되어야 하며, 상속 시점의 U/W 관련 이슈도 들여다봐야 할 문제이다. 그럼에도 업셀링 영업을 통해 포화되버린 부모세대의 보험을 니즈가 없는 자식세대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게 하는 방법론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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