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는 연습하기
워크샵을 준비할때 구성원 한 명이 나에게 물었다.
“진짜 궁금해서 그런데, 워크샵은 왜 가요?”
잠깐 웃었지만, 대답은 쉽지 않았습니다.
정말 왜 가야 하지? 그냥 연례행사니까? 사람들끼리 좀 친해지라고?
사실 그 질문은 나도 스스로에게 종종 던지는 것이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고, 낯선 곳으로 1박 2일 동안 가서 정말 뭘 얻을 수 있을까?
<워크샵의 명과 암>
솔직히 말해, 워크샵은 모든 사람에게 반가운 행사는 아닙니다.
업무는 밀리고, 어색한 관계 속에 에너지가 소진되기도 하며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프로그램이라면 오히려 피로만 남습니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일상에서는 하기 어려웠던 대화를 나누고, 뜻밖의 공감대를 발견하고,
회사와 나의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 쪽에 가까운 사람이었고, 그래서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왜 우리는 굳이 회의실이 아닌 곳으로 함께 떠나야만 할까?
<유레카의 순간은 왜 목욕탕에서 왔을까?>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친 장소는 실험실이 아니라 목욕탕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집중에서 벗어난 상태였기에 오히려 그간 붙잡고 있던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린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일화가 아닙니다.
많은 기업가, 정치인, 작가, 전략가들이 같은 이유로 멀리 떠납니다.
정치인들은 해외에서 국정 과제를 정리하며
기업 CEO들은 익숙한 사무실이 아닌 외국 호텔 한 켠에서 사업계획을 구상합니다.
그들은 모두 가까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을 멀리서 다시 보려는 것입니다.
사무실에선 업무의 세부와 실행에 집중하게 되고,
워크샵처럼 낯선 장소에 가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왜’, ‘무엇을 위해’라는 질문을 꺼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조직의 방향, 나의 의미, 팀의 관계를 돌아보는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워크샵을 ‘잠시 멈추는 연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멈추지 않으면 돌아볼 수 없습니다.
돌아보지 않으면 바꿀 수 없습니다.
바꾸지 않으면 조직은 점점 경직됩니다.
우리는 워크샵에서 평소 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고,
회사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내가 어떤 퍼즐 조각인지 고민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단순한 친목이나 놀이가 아니고 지속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과정이며
일하는 방식과 태도를 더 나은 쪽으로 밀어올리는 작은 리셋 버튼이라고 봅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멈춰보시길>
그래도 워크샵을 가는것을 내키지 않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 마음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 시간이 일의 의미와 방향을 다시 조율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이유로 바쁘게 살아가지만
가끔은 그런 이유들에서 조금 떨어져야 진짜 이유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워크샵이 이 모든것의 작은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