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l of the term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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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trees

혈액투석 은 말기 신부전 일 때 하는 치료이다.

당연히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는 신장 기능이 말기인 상태이다.


말기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하듯이 말기신부전 환자들은 투석치료를 한다.


투석치료의 기대여명은 평균 10년이다.

그러나 요즘은 투석 기계가 발전되면서 20-30년간 투석과 함께 하는 환자분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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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중의 최고 이면 좋겠지만


투석실에서는

Terminal of the terminal.

말기 신부전의 말기 상태가 종종 있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말기 상태는 대부분 비슷하다.

전반적으로 새까맣게 변한 피부와

심장 기능은 떨어져 양 폐야에 물이 차있어 숨이 차고 산소수치는 떨어져

건 체중 (Dry weight) 은 자꾸 낮추어야 해서, 투석 중 수분을 자꾸 빼다 보니, 온몸은 삐쩍 말라있다.

팔다리가 앙상하게 말라있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움이 들어

건 체중을 올려드리고 싶으나


가슴 흉부 x-ray에서 보이는 항아리 모양의 큰 심장과 양 폐야에 하얗게 차있는 물과,

실제로 환자에게 촉지 되는 낮은 산소수치는 차마 건체중을 올리지 못한다.


생로병사의 이치로 생명은 서서히 노화한다.

건강한 사람의 콩팥 기능도 65세가 넘어가면 서서히 노화가 된다.

하물며 본래 신기능이 떨어진 만성 신부전 환자의 콩팥 기능은 오죽하겠는가.

서서히 말라가는 환자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4년 전 투석을 시작한 78세 L 씨가 이런 경우이다.

우리 병원에서 투석을 시작하였고, 투석을 하게 되면 주 3회 병원에 와야 하기에

집 근처의 의원급 투석 실로 전원 하여 지내게 되셨다.


지난주 진료시간. L 씨는 바짝 마른 팔다리와 손 등과 양팔에 가득 피딱지가 앉은 채로

기운 없게 쪼그린 채 휠체어에 앉아 진료실을 찾았다.


사실 우리 병원에서 투석하는 terminal stage 인 K 환자와 얼굴이 너무 똑같아

그 환자분이 오셨나 싶었는데 4년 전에 마지막으로 오셨던 L 씨였다.


보호자인 며느리가 이야기한다.

"지금 다니는 투석실 원장님이 자꾸 심장이 크다고 체중을 빼는데

우리 아버님 혈압이 너무 낮아서 도저히 빼지는 못하고 있어요. "


"자꾸 힘들어하시는데 그쪽 원장님은 약도 다 먹어야 하고 투석도 계속해야 한다고 하는데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아서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다시 검사를 하고 치료를 하고 싶어요."



4년 전만 해도 붉은 혈색이 흐르는 동글동글한 할아버지셨는데,

4년 만에 돌아온 L 씨는 피골이 상접한 상태였다.


그러나 나 또한 우리 병원의 terminal state의 K 씨도 비슷하게 치료하고 있던 터라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러나 입원해서 정밀하게 보면 무언가 달라 질까 싶어서

입원하여 검사를 해보니 역시나 흉부 x-ray의 심장은 조선백자 마냥 푹 퍼진 항아리 모양이었고,

NT-proBNP (심부전 관련 피검사 수치) : 30,000 이상이었다.


그간 다녀왔던 투석실의 원장님도 여간 힘드셨겠다 싶은 케이스이다.

투석실에서 체중을 낮추고 싶어도 낮은 혈압의 환자에게 투석을 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


이 퍼져 버린 심장이 다시 펌프질을 열심히 하면서 돌아오길 바라는 건

기적적인 일일지 모르나, 투석으로 요독이라도 열심히 제거해 보자는 마음으로 4시간 이상 주 3-4회 투석을 열심히 해보고 있다.


돌아오시길 바랄 뿐이다.

백자 같은 항아리의 심장이 요술지니가 나오는 호롱병 심장으로라도 변하길 기도하면서

오늘도 투석치료를 열심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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