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새해가 밝았다.
2022년이라니,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숫자 건만. 첫날과 둘째 날이 주말이란 이유로 느슨하던 마음을 3일부터 여미기로 했다. 걷기 시작했다.
새해 계획은 늘 비슷한데 근래 몇 년 간 꼭 세우는 새해 계획 중 하나는 걷기다. 2018년 겨울에 책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고 난 후부터 생각한 일이다. 언제나 뇌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늘 마음속에 담아두었다가 책을 읽고서야 다짐을 했다. 나도 매일 걷겠노라고. 그즈음 도산공원 근처에 살 때라 매일 10바퀴 정도를 걸었다. 1월부터 시작해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다시 겨울이 올 때까지. 매일은 아니어도 모든 계절을 다 걸었다. 다만 처음보다 꾸준함이 많이 옅어지기는 했다. 그렇게 다시 새해가 오면 또 계획을 세웠다.
몇 년을 밀당을 하듯 걷다 걷지 않다를 반복하다 작년에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이사를 하고 환경이 안된다는 이유로 조금씩 늘어나는 변명에 걷는 것을 한참 게을리했다.
그렇게 다시 또 새해다. 올해는 그냥 걷기가 아니라 만보 이상을 걷는 걸로 계획을 수정했다. 매일이 아니라도 가능한 날에는 꼭 걷겠다. 올해만큼은 꾸준히 일 년을 채워보리라 다짐해 본다. 아직 새해라 그런지 왠지 느낌이 좋다.
흰 천과 바람만 아니, 패딩과 운동화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나는 혼자 농담을 걸고 혼자 웃었다.
어떤 상황이라도 (설혹 추운 겨울이라도) 올해는 정말로, 어떻게든 되도록 많이 걷겠다고, 스스로 하는 다짐이다.
고민 끝에 브런치에 걷기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누가 보는 것이 다소 부끄럽지만, 기록을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슨 할 말이 있을지 모르겠다. 걸으면서 하는 생각들과 변화들을 적어보려 한다.
‘일단’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사전 그대로 우선적으로 먼저 하겠다는 말이다. 이번만큼은 걷기를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다짐을 넣어 제목을 지었다.
그럼, 오늘도.
일단, 걷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