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예술로 놀기란 예술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어렵게 분석하며 의미를 증명하는 일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깔나게 잘 논다는 뜻이다. 여기서 ‘기깔나다’는 국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신조어로 ‘기가 막히게 대단하다, 탁월하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예술로 논다는 건 그만큼 잘 노는 상태, 즉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마음껏 즐기고, 상상하고, 표현하는 태도 자체를 뜻한다. 억지로 진지해지거나 완벽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스스로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순간을 즐기면 된다.
나는 예술을 ‘해야만 하는 공부’로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삶이 버거울 때 숨을 틔워주는 작은 탈출구였고, 감정이 엉켜 있을 때 살짝 풀어주는 환기 같았다. 그림 한 점이 하루를 바꿔놓고, 문장 하나가 깊이 고여 있던 감정을 흔들어놓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그래서 예술은 늘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손끝에서 묻어나는 색연필 자국, 문득 떠오른 노래 한 소절, 아무 의미 없이 그어본 선 하나에서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삶의 감각이 달라진다.
이렇게 보면 예술로 논다는 건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삶을 향해 조금 더 다가가 마음을 활짝 연다는 뜻이다. 색 하나만으로 마음이 움직이면 그게 예술이고, 소리 하나에 기억이 깨어나면 그것도 창작의 시작이다. 일상 속에서 기쁨·놀이·창조성을 가볍게 오가는 감각, 그게 바로 내가 말하는 ‘예술로 놀기’다. 이 시리즈가 말하려는 것도 예술을 잘 아는 사람이 되는 길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자신을 더 잘 살아내는 법을 배우고 발견하는 길에 가깝다. 예술은 우리의 무게를 없애주지는 않지만, 그 무게를 다른 방식으로 들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나는 예술을 통해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었던 작은 순간들을 다시 기록해보려 한다. 그리고 예술로 놀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삶을 조금 더 유연하게 흔들어보려 한다. 무엇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처럼,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놀다 보면 삶이 어느새 예술이 되고, 그 예술이 다시 나를 살게 한다.
이것이 수안의 ‘예술로 놀기’의 첫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