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먹기가 망설여지는 생소한 음식 앞에서 친정엄마는
"먹고 안 죽어"
라는 말을 하고는 했다.
생각나는 음식은 야뇨증에 좋다는 약탕에 끓인 개구리탕이라든가 여름에 더위 잘 나라고 소고기라고 속인 개장국이 생각난다.
그걸 앞에 두고 안 먹겠다고 뻐띵기며
운 적도 많았다.
그걸 먹으면 꼭 죽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독약처럼 보여 죽을 것 같아'
그런데 살다 보니 죽을 만큼 힘들 때가 인생 다반사라는 걸 알면서
"안 죽어"
라는 말을 다시 듣고 싶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다더니 올봄에 온신경이 쓰일 만큼 힘들일을 겪을 때 '안 죽어'라는 말이 힘이 되었다.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이러다 다 죽어"처럼 다죽을 것만 같은 질식할 일이 생겼었다.
안 좋은 일은 또 안 좋은 일을 몰고 오는 경향이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불운을 전염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갑갑한 마음에 종로 6가 꽃시장을 갔는데 별로 예쁘지 않은 다육이를 파는 아주머니가 못난이 다육이를 권하며
" 이거 안 죽어 , 물 안 줘도 안 죽어, 혹시 생각나면 일주일에 물 한 번만 주면 돼"
그냥 장사하시는 분 말이었지만
'안 죽어'
그 말이 마음에 와서 '콱'박히며 위안이 되었다.
삶의 아이러니다.
"안 죽어"라는
마술 같은 스쳐 지나가는 한마디가 나에게 힘을 주다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