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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 피는 김밥

재미 한알

by 달삣



냉장고 정리를 하다 보니 단무지가 조금 있고 어묵이 남아있는 걸 알았다.

"그래 아침메뉴 너로 결정했어"

매운 김밥을 만들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김밥을 하면

하루종일 식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식은 김밥은 라면 끓여서 '퐁당' 적셔 먹어도 맛있다.

시들어가는 당근 채치고 계란을 부쳤다.

어묵은 싼마이맛으로 밀가루함량이 많아서 이리저리 치이던 식재료였다.


어묵을 채 썰듯 썰어서 맛간장에 매운 고춧가루로 볶으니 훨씬 맛이 좋아졌다.


남편이 김밥을 싸다가 한마디 한다.

"이제 싸다고 막사면 안 될 것 같아, 어묵에 손이 잘 안 가서 남아돌더라고"


"맞소이다"하고 나도 맞장구를 쳤다.


남편은 김밥 말고 나는 설거지하며 서로의 동선이 부딪치지 않게 서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고인이 되셨지만 '왔다리 갔다리 춤'으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콤비 원로코미디언 남철, 남성남 선생님 두 분이 생각이 났다.

'착착착'꺾고 '착착착'꺾고'착착착'


송해 구봉서 배삼룡 이주일 서영춘 이대성 이기동 남보원... 원로 그분들의 코미디 연기 때문에 삶이 덜 팍팍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완성된 김밥을 썰어 접시에 담으니 가운데 김밥꼬다리가 웃음꽃처럼 피었다.


올 한 해도 매운맛처럼 알싸한 생활을 잘견딘식구들에게

"한입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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