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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Jun 11. 2021

신이 된 루시퍼, <루시퍼 시즌 5>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추천 Lucifer 5

<루시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종교가 있다면 드라마가 더 재밌었을 것 같아 종교가 없다는 것을 아쉽게 만든 몇 안 되는 드라마다.

시즌 5 앞부분(1~8화)은 2020년 8월 21일 넷플릭스에 공개되었고 올해 5월 28일에 뒷부분(9~16화)이 공개되었다. 거의 9개월의 공백기가 있어서 앞부분을 다시 정주행하고 나서 뒷부분을 보니 이해가 잘 되었다. 역시 루시퍼의 작가들은 천재 같다. 탄탄한 구성과 철학, 떡밥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특히 시즌 5를 관통하는 주제는 ‘공포’ 대 ‘자격’ (fear vs unworthy)인 것 같다.

시즌 5에서 루시퍼와 쌍둥이 마이클의 본격적 대결이 벌어진다. 그리고 드디어 루시퍼를 망가뜨린 아버지 ‘신’이 직접 등장한다. (8화 마지막 부분부터) 신은 완벽할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시즌 5에서는 특히 이 부분을 강조한다. 루시퍼의 아버지는 능력이 제어되지 않자 은퇴를 결정한다. (물론 마이클의 계략이 있었지만)

 

시즌 5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바로 ‘자기 예언 (self-actualize)’이다. 루시퍼가 클로이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스스로 연약해지기로 ‘선택’ 한 것이고, 자신의 능력(사람들의 욕망을 읽는 것)을 클로이에게 준 것도 사랑을 하면 자신의 힘을 상대방에게 넘긴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클로이도 자신이 루시퍼에게 주기 위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혼란스럽고 화를 내지만, 어매너딜과 수녀들을 수사하는 사건(5화)에서 결국 인간은 천사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시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신에 대한 사랑이 클수록 수녀들은 어매너딜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진다. 인간들이 루시퍼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것이다. 클로이만 빼고. 게 바로 신의 선물이다. 유일하게 루시퍼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클로이에게 주어진 선물인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클로이는 적극적으로 루시퍼 옆에 남기로 하고 루시퍼가 신이 되는 것을 내조하기로 한다. (루시퍼는 사랑 때문에 신이 되기로 결심하지만, 마지막에 마이클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마음을 고쳐먹는다.)

가장 슬프고 안타까웠던 부분은 댄의 죽음이다. 마이클의 삐뚤어진 욕망 때문에 댄은 살인청부업자에게 살해당하고, 과거에 저지른 죄 때문에 댄은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진다. 아마 시즌 6에서 루시퍼가 댄을 지옥에서 구원해주는 내용이 있지 않을까? 만약 댄이 신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지만….댄이 죽기 전에 어매너딜 몰래 경찰 지원서를 내준 일, 엘라와 자신의 옛 파트너를 이어 주기로 한 일 등이 시즌 6에서 더 이어져나가길 바란다.

이 외에도 시즌 5에는 메이즈와 이브의 재결합, 트릭시와 신의 대화, 클로이와 클로이 아빠의 재회, 린다와 린다 딸의 재회 등등 참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가장 좋아한 장면은 역시 10화의 뮤지컬 장면들. 모든 배우들이 직접 노래와 춤을 췄다니 놀랍다. 그런데 유일하게 솔로 노래를 하지 않은 게 클로이인 걸 보면 진짜 음치인가 보다. ㅎㅎ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0화에서 데비 깁슨이 찬조 출연한다!!! 어렸을 때 왕팬이었는데 여전히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니 무지 반가웠다. 10화는 기분이 울적할 때마다 꼭 챙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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