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덕이라는 글자의 빛
어린 시절, 나는 어머니의 무릎 아래서 세상을 배웠다.
어머니 곁에는 늘 다정한 친구분들이 계셨는데, 그중 한 분은 유독 나를 예뻐해 주셨다.
햇살이 가득 빛나던 어느 날 오후,
그분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너는 상덕을 먹고살 거야.”
그 말은 어린 내 귀에 낯선 주문처럼 들렸다.
달콤한 음식 이름도, 장난감의 이름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분의 눈빛이 따뜻해서, 그 말이 좋은 뜻을 가졌으리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상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만 ‘상덕이 뭐지?’ 하고 되뇌었다.
세월이 흘러, 살아가는 일의 무게를 조금씩 알게 되었을 즈음이었다.
우연히 사전을 펼쳤을 때, 상덕(上德)의 뜻이 눈에 들어왔다.
‘웃어른에게 받은 은덕.’
짧은 한 줄이었지만, 그 안에서 오래 전의 그 따뜻한 목소리가 다시 살아났다.
돌아보면, 내 삶은 특별히 남다르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그저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평범하게 살아왔다.
그럼에도 ‘상덕’이라는 단어만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이상하게도 따뜻해졌다.
마치 어두운 길 위, 멀리 보이는 등불처럼
그 말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이 스며 있었다.
나는 나를 돌봐주고, 웃음을 건네고, 마음을 써 준 이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렸다.
어머니, 아버지, 스승, 친구들…
그들의 은덕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그제야 알았다.
어머니 친구분이 해 주신 그 말씀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라
평생 나를 지켜줄 부드러운 지침이었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그 단어를 조용히 입 안에 올려본다.
상덕(上德)!
한 번 마음에 담으면, 희망이 은은하게 번진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 은덕을 먹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