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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역학

Statics

by 무누라

머물러있는 청춘이여,

두려워 마시오.

멈추어있다 자괴 마시오.

당신은 그저 균형을 이루고 있을 뿐이오.


우리는 항상 힘을 받고 있잖소.

지구가 전하는 중력도,

사회가 조장하는 압박도,

그 누군가가 지켜보는 시선도,

그대는 묵묵히 버티고 서있는 거라오.


언제가 당신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그때,

그 내력이 모든 외력을 뚫어 균형을 무너트릴 때,

그대는 가속하리오.

그때까지 지지 마시오.

버티시오.

내 기꺼에 당신께 지지력을 제공하리오.

미약하게나마 당신의 비상을 도울 한 줌의 양력이 되리오.


훗날의 동역을 기다리는

당신의 정역을 지지하는

여느 관찰자가.




[óbiter díctum]

세상이 점점 각박해진다. 그 무엇보다도 청년들에게 제공되는 기회의 문이 각박해지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하기 짝이 없다. 가끔 취업에 성공해 소식을 전하는 학생들을 마주하면 기쁘기 그지없다. 하지만, 돌아서면 마주할, 여전히 자신의 미래를 위해 애쓰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들의 불안이 내게도 전달된다. 이제는 대학 1학년때부터 취업을 걱정하며 준비해야 하는 시대다. 대학의 낭만과 방학의 즐거움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선택의 문이 좁아지다 못해 쪼그라들어버리니 도전의 의지도 느끼지 못한 채 포기해 버리는 청년이 수백만이다. 그들에게 해줄 말이 고작 '현실이 이러하니 어쩌겠습니까? 순응하고 이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뿐이다. 용기를 내어 한마디를 덧붙인다.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여러분들 옆에서 돕겠습니다. 필요할 때 연락하고 찾아와 주세요.' 공수표가 될까 걱정이다.

시는 스스로를 여느 '관찰자'라 말하였으나 나는 이를 부정한다. 이 사회의 어른으로써, 특별히 강단에 서는 선생으로서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한다. 여느 관찰자가 아닌 그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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