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루세 Mar 12. 2021

8090 오늘을 소환하다 - 1999년 3월 12일

90년대 마지막 해의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달력을 우연히 보다가 올해 2021년과 22년 전인 1999년 달력이 요일과 일자가 겹치는 것을 알았고, 뒤늦게서야 달력이 22년 주기로 겹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기하게도 1999년 바로 이전 연도인 1998년과 2021년 바로 이전 연도인 2020년 사이에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일상을 엎어놓은 사상 유례없는 혼돈 - 1998년 IMF 사태 vs.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1997년 11월 외환위기로 인해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후유증과 여파가 1998년 대한민국 사회를 뒤덮었다. 당연시 여기던 일상들이 엎어지기 시작했다. 유수의 대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고, 이에 따라 대학 졸업반이 되면 여기저기서 모셔가는 풍경도 사라졌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살벌한 학점과의 전쟁을 시작하는 풍토가 조성되었다.


사회, 경제적인 변화 외에 문화, 인프라 측면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불기 시작했다. 영화 보러 간다 하면 당연히 종로 3가, 충무로, 을지로 일대로 나가는 것으로 떠올렸지만 대한민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가 새로 오픈하면서 이전에 접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영화 관람 문화가 시작된다.


스포츠로 잠시 눈길을 돌려보면 1998년 프로야구는 IMF 구제금융 여파로 인해 불경기로 인해 관객 수가 급감하여 총 관중수가 200만 명대로 후퇴하였다. 불과 3년 전인 1995년 5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르네상스를 구가하던 프로야구의 인기는 일부 구단의 재정 위기에 따른 전력 불균형이 심화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의 전성기가 본격화되면서 팬들의 관심은 수준 높은 메이저리그에 더 몰리게 됨에 따라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든다.


그 해 프로야구는 1996 시즌부터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하고 프로야구 무대에 합류한 현대 유니콘스가 당대 최고의 포수 박경완 영입을 통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고,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승 2패를 거두면서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2020년 2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뚜렷한 특효약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당연시 여기던 일상생활에 차질이 빚어졌다. 식당, 영화관, 헬스클럽, 경기장, 공항 등 우리가 누리던 당연한 일상과 장소들이 모두 차단되었다.


IMF 이후 급격히 늘어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로 인해 생계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사람이 모이는 것을 최소화하다 보니 영화관에 가는 것조차 두려운 일이 되었다. 경기장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많은 관중을 끌어 모으는 프로야구는 입장객 수 제한 조치로 인해 고작 32만 명만이 야구장을 찾아 관람할 수 있었다.


2020년 프로야구는 2013 시즌부터 제9구단으로 새롭게 프로야구 무대에 합류한 NC 다이노스가 당대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승 2패를 거두면서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게 된다.




혼돈 속에 맞이한 22년 전 오늘, 1999년 3월 12일 당시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지금은 3만 포인트를 넘어선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천 포인트를 넘어섰다는 뉴스가 나왔다. 당시에도 상승세의 원인은 저금리로 인한 자금 유입 활성화였다.


SK가 쌍용정유를 인수한다는 기사가 실려있다. SK가 쌍용정유를 인수하게 됨에 따라 주유업계 판도는 SK - LG(현 GS) - 쌍용 - 한화 - 현대의 5자 구도에서 SK - LG - 현대의 3자 구도로 변경된다는 기사이다. 하지만 현재 주유업계는 SK - GS - 현대 - S-Oil의 4자 구도로 이뤄져 있다.


이유는,



SK와 쌍용정유의 합작 파트너인 아람코 간에 인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된 것이다. 쌍용정유는 2000년 쌍용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지금이 S-Oil로 상호를 변경하게 된다.



LG경제연구원에서 발간한 부동산 시장에 다가오는 7가지 메가 트렌드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경제성장률이 고성장을 마감하면서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폭등이 없어지고 전세제도 또한 없어질 것이라는 내용인데, 현실은 모두가 알다시피 부동산 가격 폭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데이 노부유키 SONY 사장의 인터뷰이다. 21세기는 불확실성이 지배할 것이고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에서 과거 성공경험은 쓸모없다는 지론을 펼쳤는데 공교롭게도 소니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다가 대한민국의 삼성전자, LG전자, 중국의 샤오미, 화웨이 등의 후발주자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내어주는 상황을 맞이하였다.


박지은의 아마추어 시절 인터뷰가 실렸는데, 박지은은 1년 뒤 2000년 LPGA에 데뷔하여 LPGA 통산 6승을 달성하게 된다.


당시 유통 시장 업종 중 최다 매출 비중을 차지하던 백화점 업계의 광고 경쟁이 치열하였다. 최근 여의도에 초대형 백화점인 '더 현대'를 오픈한 현대백화점은 지금 봐도 뒤처지지 않는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지면 광고를 게재하였다.


백화점 업계의 양대산맥,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은 당대 최고의 톱스타였던 고소영과 최진실을 각각 광고모델로 기용하여 치열한 광고 경쟁을 펼쳤다.  

지금 봐도 단순한 세련미가 느껴지는 현대백화점 지면 광고


당대 최고 스타 고소영이 등장하는 신세계 백화점 지면 광고
당대 톱스타 최진실이 모델로 기용된 롯데백화점 지면 광고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감자골 콤비 김국진, 김용만이 함께 등장한 아파트 광고


22년 전 오늘에 대한 추억은 여기까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988년의 되새김(4) - 박스오피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