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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 지내는 능력. 그건 진짜 능력.

25년 1월 9일 목요일을 보내며.

by 센치한 작가

혼자 잘 지내는 능력. 그것은 진짜 능력.


2025년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되었다. 24년 12월 31일과 25년 1월 1일의 단 하루를 이렇게 조용하게 아무 이벤트 없이 넘어간 적은 처음이다. 무덤덤하게 흘러갔고 받아들이고 있다. 뭔가 하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냥 시간이 흐를 뿐이고 대자연 속의 나는 그저 하나일 뿐이다. 이렇게 무던하게 시간을 보낸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새해가 들어 안 좋은 소식 여럿 들렸다.

한 지인은 아내가 너무 아파서 1달이 넘는 휴가를 보내고 있고, 또 다른 한 분은 동반자를 잃었다.

엄밀히 말하면 50% 동반자이다. 그분은 약 22년 전에 이혼을 했고 다른 남성분과 살았다. 약 20년 가까이 같이 살았던 분을 잃은 것이다.

동반자를 잃은 분의 남편, 즉 아저씨는 아직 70이 되지 않은 나이이다. 지금은 100세 시대임을 감안한다면 아직 젊은 나이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그 아저씨는 건강관리를 정말 하지 않았다. 약 2달 전에는 심장 쪽에 문제가 있다는 병원진단을 받았으나 병원을 다시 가지 않았고 술과 하루에 2갑의 담배는 기본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것이다.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는 데 있어 이유가 없는 사고 같은 일이 있지만 이번 일은 거의 그 정반대의 일이기에 기분이 씁쓸하다. 건강관리만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막을 수 있는 사고였기에 더더욱 안타깝다. 조금만 조심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하는 그 기분이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


이제 거의 한 달이 되어 간다. 그런데 그분은 아직 그 슬픔에 벗어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어 보인다. 그분 역시 나이가 70이다.

원래 나이가 들면 저런가. 나도 70이 되면 저렇게 될까. 그 모습을 보니 가끔 두려워진다.

물론 동반자를 잃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분과 엮여 있는 아내 역시 고통스럽고 그 아내의 남편인 나 역시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계속 아내를 찾는다. 아내는 아이 둘이 있는 엄마이다.


아무리 슬프고 힘이 든다고 하더라도 주변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내 피부로 직접 느낀다. 아이들도 그 소식을 알고 있고 그런 사유 때문에 엄마가 저녁시간을 같이 보낼 수 없다면 아이 역시 그 하루의 저녁시간은 슬플 것이다.

나 홀로 몸을 건사하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에너지가 들고 힘이 든다. 하지만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다.


그분은 만으로 70이 넘는 인생을 살았지만 본인의 성공을 위한 삶만을 살았다. 실제로 여태껏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불행이 닥쳤을 때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 모습을 보니 내면의 진지한 성찰 없이 오로지 성공만을 위한 삶, 그 성공이 어떤 의미가 있나라는 싶기도 하다.




김정운 박사는 저서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에서 "격하게 외로운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외로움이 '존재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언급하며, 바쁘고 정신없을수록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크린샷 2025-01-09 193558.png 김정운 박사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라는 책으로 한동안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김정운 박사는 "격하게 외로워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모두들 아주 오래 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라며, 현대 사회에서 고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것을 지금 홀로 섬에 살면서 직접 실천하고 있다.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혼자 지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저서에서 언급했다. 최근 인문학 분야에서 쇼펜하우어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그는 에세이 "고독에 대하여"에서 "인간은 혼자인 한 자신일 수 있으며,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자유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며, 혼자일 때만이 진정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스크린샷 2025-01-09 193920.png 쇼펜하우어. 지금 이렇게 스마트폰, SNS 등 모든 것이 긴밀하게 엮여 있는 이 시대에 그가 주장하는 혼자가 되는 법을 배워라는 말은 굉장히 적절하고 잘 어울리는 말이다.

또한, 쇼펜하우어는 "혼자가 되는 법을 배워라"는 조언을 통해, 나이가 들수록 삶의 무게 중심을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자기를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들은 혼자 지내는 능력과 고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렇듯 혼자 잘 지내는 능력, 그것이 진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잘 지내려면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그리고 그런 시간을 가지면서 성찰을 하면서 지내야 한다. 끊임없이 사색하고 기록하고 책을 잃으면서 하루를 보람 있게 지내면 좀 낫지 않을까.

혼자 잘 지내는 능력은 그냥 잘 혼자 잘 지내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 능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으면 결국 그 영향력이 남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이 또한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고 결국 남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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