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심어진 감정이란 씨앗

감정 씨앗이 마음속에서 자리 잡기 시작하는 시간

by MLP Studio

마음이란 텃밭에 감정이라는 씨앗이 심어집니다.

그 씨앗은 어디에서 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에 놓였으며, 앞으로 어디를 향해 자라게 될까요?

감정을 다루고, 마음을 살펴보는 일을 하는 제게 이 흐름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감정이 시작되는 지점을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보려 합니다.


아주 미세한 감정이 생겨나는 그 순간.

마치 씨앗 안에서 보이지 않던 뿌리가 밖으로 나오는 장면과 닮아 있습니다. 아직 흙 위로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분명 땅속에서는 치열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입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그 장면에서 감정은 울음으로 표현되던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신생아들은 말을 하지 못하고 경험이 거의 없지만, 배고픔이나 졸림, 불편함 같은 상태를 울음이란 행동 신호로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이 시기의 울음은 정확히 구분되지 않습니다. 신생아가 계속 운다는 것은 '무언가 불편하다'는 감정의 신호이지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기에게는 아직 배고픔, 졸림, 불쾌함 등으로 구분된 감정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로 합쳐져 있는 쾌/ 불쾌라는 덩어리 감정 안에 모든 감정들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는 감정의 씨앗이 심어지고, 뿌리를 내리며 자리를 잡는 과정입니다. 뿌리는 나오자마자 바로 자리를 잡지 못합니다. 흙의 상태를 만나고, 물과 온도를 경험하며, 때로는 씨앗의 자리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아기의 감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보호자와의 관계, 반복되는 반응, 환경의 안정감은 이 작은 뿌리가 자리를 잡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기에 이 시기의 감정은 행동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울음, 몸부림, 웃는 표정까지 모두 감정의 일부이자 행동입니다. 그래서 이때의 감정은 '아기 그 자체' 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아니었지만, 땅속에서의 생존을 위한 변화가 쉼 없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우리의 감정 역시 발아를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을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울음과 불편함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감정이 마음이란 땅에 자리를 잡기 위한 가장 본능적인 시도였을지도 모릅니다. 이 시기의 감정은 아기를 둘러싼 환경(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며, 이후 형성될 모든 감정을 떠받치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이 작은 신호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가, 이후 감정의 방향을 천천히 결정해 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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