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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정 Dec 02. 2024

마음을 퍼내는 두레박

겨울풍경

집마당에 쌓인 겨울
잠시 어린애가 되어
첫 발자국을 찍는 설렘
어디가 사람의 길이고 들짐승의 길인가

차창밖에 세상도 하얗게 멈춰있네

겨울풍경


시골살이 20년

아직도 낯선 나그네

낯익은 눈발이 내려

모든 걸 고향으로 만들었다


서울에서 반평생

시골에서 반평생

세상살이 반백년

어느 것 하나 익숙지 못한

세상살이 나그네인 나지만.


눈이 덮인 세상은

눈물겹도록 익숙한 고향


엄마가 옆에 계셨을 때도

철없는 아이 때도

시퍼런 청춘일 때도

내 아가들이 뛰놀던 때도

시간이 뒤섞인 내 고향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저린

내 마음의 고향


"니 고향은 어디니?"

"하얀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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