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가 이끄는 영상물의 방향성
선정성 혹은 어그로로 끈 조회수 폭발의 수명은 얼마간?
관심, 기호, 가치관 등이 사람마다 달랐던 까닭에
인류문명은 부단히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으리라.
현대에 이르러,
인터넷 발달은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담은
영상물 범람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구독자들의 과몰입은
때로 팬덤 현상을 야기하기도 한다.
나도,
여행기나, 현지 생활상에 관한 영상을 즐겨 본다.
한 생애 더 산대도,
도저히 가 닿지 못할,
오지 중의 오지 탐험 영상,
몸으로 부딪히는,
전투 같은 저비용 여행자의 지난한 여정 등을 매회 기다림으로 맞게 된다.
그런데
늘어나는 구독자들을 의식해선지,
크리에이터들은
점점 더 고조되는
위험한 여행을 감행하기도 한다.
안방 여행자들에게는
조바심, 불안감과 함께
고마움도 커져가는데...
이에 반해,
드물게는
영상 두어 편 만으로도
사행성이 여실히 읽히는 것들도 있다.
일부 선량한 구독자들의
'현지인 돕는데 쓰라'는 거금 쾌척에 맛 들여,
물정 어둡고 형편 딱한 현지인을 앞세워,
기부금 착복 행각에 깊이 빠져든 크리에이터도 만난다.
이런 영상물엔,
화가 난다.
빨리 쳐내야 할 'Ugly Korean'을
판단 없는 자국민의 동정심이
이런 악행 숙성의 단초가 되는 것에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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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며칠을 망설인 끝에,
한 청년의 영상 구독을 철회했다.
여행초보자인
그의 풋풋한 시선으로 비치는 세상물정은
덩달아 흥미롭게 비쳤고,
자신이 번돈 아껴가며,
여정 내내 절약, 근검하는 태도는,
대견스러웠다.
특히 현지인과의 뛰어난 친화력은,
민간외교의 롤 모델로 보였기에,
부지런히 지인들에게 공유해가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영상물이 몇 번 떡상하더니,
최근에
그간의 방향성을 벗어난 듯하다.
그의 썸네일은
매회 여지없이,
우연히 만난
다양한 국적의 여성들 신체 노출 클로즈업으로 채워졌다.
더하여
여행 중에 사귄
청년의 '현지인 여친'까지 가세,
심한 노출과 함께,
두 연인의 공공연한 잦은 스킨십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결국,
영상물 장사의 테크닉을
너무 빨리 맛 본 듯하다.
이제
'어그로 크리에이터'파 대열에 합류한 걸로 판단되는
그의 영상물이 더는 기다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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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꽃처럼 찬란해서
어떤 경우에도 초라하지 않으며 ,
청춘 남녀 간의 사랑 또한 향기롭다.
그러나
노골화되면 아름다움을 잃는다.
더더군다나 도구화, 상품화는 배제되어야 한다.
사랑이 어찌, 수단과 병행될 가치이던가!
과도한 상업성으로 당겨진 일시적 흥미는,
구독자의 진지한 관심과 애정을 방해한다.
멋진 풍경과 여정에 녹아든,
제작자의 건전하고 인간미 넘치는 진정성이야말로,
구독자가 오래 향유코자 하는
콘텐츠의 본질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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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겨진
그간의 '영상 공유'
그 뒷수습, 만만치 않다.
그리고
비로소
구독자의 책무 또한 가볍지 않음을
깨닫는다.
건전한 수요가,
가치로운 영상물 공급을 창출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