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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Apr 27. 2023

우리 동네 요가 선생님

부처님도 본래 요가 수행자였다고.

다른 날 보다  이르게, 주민센터 요가 교실에 도착했다.

한 사람이 웅크린 자세로 수업 대기석에 앉아있다.

오랜만에 수등록한 터라,

아직 회원들이 눈에 익지 않지만,

나와 시간대 수강생인 모양이다.

앞반 요가수업은 정리단계,  

'사바사나'에 들어간 듯 조용하다.


사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나오니,

요가 선생님과 그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낮은 소리로 대화중이다.

30대 후반 선생님  

70대 후반쯤 되보이는 분의 등을

손으로 쓸어내려주

깊은 한숨으로 토로하는 그 분과 눈맞춤하여,

귀 기울이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내내 그분 곁에서

뜻대로 안 따라 주는(?) 그분의 온몸을 지지해 가며, 동작을 바로 잡아준다.

아니, 동작을 바로 잡는다기 보다는,

터치 통해,

이해과정 불필요한 언어로,

위로를 건네는 것으로 읽힌다.

말보다 훨씬 민감한,

몸으로!


이래도 수업엔 별 지장이 없다.

몸은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도,

선생님  눈곳곳을 누빈면서,

수강생 모두의 동작을 예리하게 체크,

정확하게 짚어준다.


수업의 장에서,

수강생 대한 균등한 시선과 지도력 배분은, 

지도자에게 강력 요구되는 덕목임에도,

이분처럼 수월하게 해내기 

정말이지,

결코 쉽지 않다.


년 전, 요가 반에

파킨슨병이 있는 한 회원이 들어왔었다.

걷기에도 이미 증세가 뚜렷이 드러나던 그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서

간단한 동작에도 번번이 나뒹굴곤 했다.

그 때에도

선생님은 그 몸을 붙잡아주고,

때론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도저히 가망 없을 것 기만 하던 그가

어느새 다른 회원들 비슷하게,

따라 하기 시작했다.


'어느 누가 나를 이렇게 만져주고 붙잡아 주겠는가! 정말 천사 같은 분이다.'

 자주 하던 말이다.


요가가 무엇인가?

단순히 체력보강이나,

기예 같은 고난도 동작 완성을 위한 트레이닝이 아니다.


부처도 본래 요가 수행자였다고 한다.


자아의 확장 없이

명상으로의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생님은,

수강생 모두에게

균등한 관심과 진심의 배려를 건네는,

진정한 '요가인'이다.

당연히

완벽하게 모든 동작을 시범하는, 

최고 기량을 갖춘 선생님다. 

디테일 호흡법과 동작 설명 

수업 시간 내내,

쉼 없다.


더하여

선생님의 매 바뀌는 요가복은,

요가로 다져진 완벽한 몸매에 입혀져,

색깔 배합의 '천재'성을 드러내며,

패션의 즐거운 세계로 이끈다.

 또한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직접 안보고선, 상상 불가다.


이래저래,

분기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요가수업신청'은

단 2~3안에  '접수 마감' 된다.

연로한 분들이 수강 신청 때마다

자녀를 동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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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 동네 주민센터 요가교실에서는, 

톱스타 못지않은

사랑과 인기와,

때론 존경까지 받고 있는,

20대 같은 꽃미모 요가 선생님이,

이렇듯

훈훈한 미담을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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