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멋대로 느끼기 (2)

251011 청주공예비엔날레 방문기

by 라나뜨

2번째 챕터는 탐미주의자를 위한 공예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탐미주의자?

첫 번째 챕터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나는 그냥 이 부분은 넘어갔다.



그렇다면 바로 만나볼 작품은

이와사키 쓰토무

포도

무화과

아티포크

아스파라거스

총 5가지의 작품이다.


이와사키 쓰토무가 작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일목조'라고 하는 하나의 나무에서 가지, 잎, 열매까지 모두 깎아내는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한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다면, 아마 하나의 통짜 나무에서 살살 작품의 모습까지 깎아낸다는 의미인 것 같다. 작게 깎은 형태를 여러 조각 붙여서 만든 것이 아니라 그냥 통짜 나무에서 시작해 깎아낸다는 것.


나는 이것을 보며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을 조각하는 나무의 오랜 성장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깎여나가는 아픔에도 나무 고유의 결은 유지 하듯 우리는 모두 깎여나가는 아픔이 있음에도 우리의 경험과 지혜는 성장해가고 있다.


다음은 김희찬의 나무 작품이다.

아쉽게 작품의 제목은 메모에 남기지 못했다.. ㅠ.ㅠ

20251011_125514.jpg
20251011_125527.jpg
20251011_125535.jpg

김희찬 작가님은 나무의 물성과 흐름을 존중하며, 자연과 인간, 재료와 손길 사이의 조화를 탐구했다. 나무의 자연스러움을 거스르지 않고, 유연한 꼬임을 통해 유기적인 형태를 만들어냈다.


그냥 신기하다고 느꼈다.

딱딱한 나무가 마치 바느질 잘 된 어느 천처럼 유연하게 맞닿은 결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모나 오렌

유키 III - 미스터 킴의 연꽃 농원

이라는 작품이다.


모나 오렌의 작품은 작가 본인의 의도를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밀랍'이라는 살아있고 유기적인 물질을 통해 연약함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민감함, 열에 의한 변형의 위협에 누적되는 비가시적 감각을 통해 미묘한 긴장감을 표현한다고 한다.


처음에 작품을 보면서 느낀 생각은 웬 배춧잎?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작품 소개를 읽으며,

밀랍은 열에 약한데, 자연스럽게 녹아든 곡면과 연약한 밀랍의 성질을 이용한 작품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장점과 단점이 엉켜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는 거다.


다음은 압델나세르 이브라힘

종이 과일과 채소 시리즈

라는 이와사키 쓰토무와 비슷한 작품이었다.

작가 소개에 따르면,

압델나세르 이브라힘은 일상적인 소재인 '종이'를 활용해 자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작가라고 한다. 그의 대표작인 채소 시리즈는 매일 마주하는 부엌과 자연의 식재료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그의 작품을 보며,

종이와 휴지를 이용해 형태를 빚어낸 과일과 채소의 모습이 간단히 쉬운 재료로 복잡한 형태가 자연의 생동감을 강하게 불러일으킨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상적인 소재가 거대한 포괄적 개념을 느끼게 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고작 휴지 따위가 자연을 포괄하다니.


다음은 구로다 유키코

작가의 방

이라는 작품이었다.

20251011_130330.jpg
20251011_130223.jpg

실제 작가의 방을 묘사해 놓은 듯한 이 작가의 방이란 작품은 구로다 유키코의 과거 시절이 담겨 있었다.

자신의 삶에서 겪은 상실의 경험을 토대로 소비주의에 빗대어 재현된 그의 '작가의 방'은 자기 자신까지도 단순히 새것으로 교체하기보다는 수리하고 복원함으로 지속적인 행복을 전하려 했다.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소비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나의 감상은 버려진 그릇을 보며 자신의 삶과 겹쳐진 그릇의 아픔을 새롭게 바꾸기보다는 고쳐 쓰기로 한 그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느껴진 것 같았다. 상실의 경험이 내 짧은 인생에 몇 없지만, 새로운 것을 채워도 좋지만, 고쳐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유스티나 스몰렌

조개

조개 2

라는 2개의 작품이다.

20251011_130443.jpg
20251011_130453.jpg

유스티나 그몰렌은 본래 전시용 장식품이었던 물건을 세월의 흔적과 손상으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때에서 영감을 받아, 혼종적 콜라주 방식을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 버려진 식기, 도자기 등을 조합해 소라, 화병, 촛대, 여러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그의 작품인 조개를 보며

이미 한 번 작품이었으나, 작품으로의 지위가 무너진 아이들을 재조립하며 보여주는 기괴함은 그 속에서 죽음은 곧 재시작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2번째 챕터도 지나갔다.

다음 세 번째 챕터는 다음 편에서 만나보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