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 본질에 집중하고, 현재를 들여다보고 잡아야 한다.
피카소 작품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봐왔지만 작품을 이해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2월 파리의 피카소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도 그의 작품이 천재적인 것은 잘 알겠으나 도무지 작품과의 심리적인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 2%의 갈증이 해소된 건 불과 몇 개월 전 불현듯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보면서였다.
그는 사물을 그대로 그리는 것, 그 이상을 지나 본질을 꽤뚫었다. 평면의 공간에 입체적인 형상을 어떻게 담을 수 있는지 고민했던 그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가지고 있는 사물의 '본질'을 끊임없이 탐구한 것이다. 위의 'The Bull'이라는 작품을 보면 그가 하나의 형상을 가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본질에 이르렀는지 잘 알 수 있다.
박웅현 대표의 책 <여덟 단어>는 나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덟 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덟 개의 인생 방사형 그래프를 그려보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게 됐다. 그야말로 '인생'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는 시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
"회사가 너를 면접하는 동시에 너 또한 그 회사를 면접해야 해. 회사가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는지, 너라는 그릇을 수용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알아야 하지 않아? 너를 채용하는 건 회사에서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지. 회사는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도 회사가 필요한 거니까. 물론 수요와 공급의 입장에서 회사가 강자의 위치에 있지만, 그래도 거기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너의 주장을 가지고 가야 해."
#
자신의 길을 무시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게 인생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생마다 기회는 달라요. 왜냐하면 내가 어디에 태어날지, 어떤 환경에서 자랄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아모르 파티, 자기 인생을 사랑해야 하는 겁니다.
정해진 빛을 따르려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오직 각자의 점과 각자의 별이 있을 뿐입니다.
#
수영을 배우는 목적이 '수영을 잘 하는 것'이었다면 저는 일찌감치 나가떨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수영을 배우는 본질을 저는 '땀 흘리는 것'으로 정했어요. 저는 수영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빨리 상급반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요. 강사에게 잘 보일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흔들림이 달라집니다.
#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뿐인 '나'라는 자아가 곧게 설 수 있으니까요.
#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위대한 문학이나 미술, 음악 등 예술작품들은 본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한테만 좋은 것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만 좋은 것이 아닌, 전 세계 다수의 인간이라는 종이 느끼는 근본적인 무언가를 건드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
클래식, 고전을 만나기 위해서는, 함부로 씹다 버린 껌처럼 여기지 않으려면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우리는 첨성대를 알고, 비발디를 알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압니다. 하지만 진짜 알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 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알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합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우선 느끼세요. 고전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문이 열려요. 그 다음에는 막힘 없이 몸과 영혼을 타고 흐를 겁니다.
#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행복은 삶이 끝나갈 때쯤에나 찾게 될 겁니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 테니까요.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나에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줄 겁니다.
#
논문을 쓰기 전에 해야 할 것(7 Words Rule, 생각의 증류)
1. 우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정리
2. 그걸 세 개의 패러그래프로 써보기
3. 다시 챕터 별로 나누기
#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는 나와 먼 이야기고, 불행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내 뜻대로 일이 풀릴 거라는 전제 하에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실패하면 하늘이 무너진 듯 죄절하죠. 아쉽게도 인생은 종종 내 뜻과 무관하게 실패와 마주하게 됩니다. 때문에 실패를 기본 조건으로 놓고 살면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 <보왕삼매론>
#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이에요. 인생에 공짜는 없어요. 하지만 어떤 인생이든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러니 이들처럼 내가 가진 것을 들여다보고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준비해야 하죠. 나만 가질 수 있는 무기 하나쯤 마련해놓는 것, 거기서 인생의 승부가 갈리는 겁니다.
불환인지불기지 환기무능야(不患人之不己知 患其無能也)
남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
-<논어>
#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 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이게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었던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모든 것이었습니다. 이제 자신을 믿고 씩씩하게 또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 길을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 소통 : 마르셀 프로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고전 :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를 위한 소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