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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프로젝트 Jun 11. 2018

[그라나다 에세이] 산 니콜라스 전망대

알함브라 궁전과 아름다운 일몰을 동시에


스페인 여행을 다녀오거나 계획 중인 여행자라면 그라나다는 꼭 한 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여행지로 택한 딱 한 곳, 이 곳 그라나다는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했다.


여행을 준비할 당시 도움을 주었던 대학원 원우인 WG님은 스페인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현재도 프라이빗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분이다. 그는 안달루시아 지방이야말로 꼭 가봐야 한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이 곳을 추천했다. 시간만 많다면 론다와 세비야, 말라가 등 다양한 지역을 가보고 싶었으나, 평범한 직딩이 8박의 연차를 내기도 쉽지 않았으리라 애써 위안을 삼으며 가장 마음에 이끌리는 그라나다를 가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라나다를 가야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알함브라 궁전' 때문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내가 그라나다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알함브라 궁전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르는 것이었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San Nicolás)에 오르는 길에는 이처럼 사람의 손을 하나하나 거친 듯한 끝없는 돌계단이 펼쳐졌다.


그라나다의 흔한 돌길, 날이 참 좋다
그라나다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돌계단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채워넣은 돌길


그라나다의 모든 계달길은 이렇게 돌이 깔려 있었다. 이는 곧 그라나다의 모든 길들이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마치 성지순례의 light 버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은 이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구불구불 끝날지 모르는 돌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오르고 있었다. 이처럼 경이로움을 금치 못하며 계단을 오른지 한 30분이 지났을까, 마침내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San Nicolás)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길었던 시간에 땀은 많이 흘렸지만, 이상하게 힘들다기 보다는 순례길을 걸은 후 마지막에 느끼는 개운하고 탁 트인 감정이 들었다.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리를 잡고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알함브라 궁전과 주변 전망은 상상 이상이었다. 왼편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을 시원하게 감싸주는 만년설이, 오른편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을 아래서 받쳐주는 그라나다의 풍경이 펼쳐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충분히 기대 이상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은 - 젊은 사람들이 꽤 많았던 걸 보면 핫플레이스임이 틀림없다 - 옥상 끝의 담벼락에 걸터앉아 알함브라 궁전을 중심으로 한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만석이라 앉을 곳이 딱히 없었는데, 운 좋게도 한 커플이 자리를 뜨는 것을 재빨리 캐치했고 - 한국의 많은 출근족들이 공감할 만한 대목 - 곧바로 담벼락 행렬에 참여할 수 있었다. 허나 곧바로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이 무서움을 느끼며 담벼락 체질이 아님을 확인했다. 어쨌든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의 일몰은 감히 환상적이었으리라, 이 좋은 순간을 여기 있는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왼편으로는 만년설이
오른편으로는 그라나다의 전경이
옥상 끝에 걸터앉은 관광객들, 무섭지도 않나봐
전망대에서의 일몰을 기다리며




Mirador San Nicolás

- 주소 : Plaza Mirador de San Nicolás, 2-5, 18010 Granada, Spain
- 월~일 24시간 개방
- 일몰 시간에 맞추어 가는 것을 추천 (Scenic overlook popular for suns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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