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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마음을 얹어

by 지나온 시간들

바람에 마음을 얹었다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지만

모든 걸 맡긴 채

그저 얹어버렸다


나는 갈 수 없기에

갈 수조차 없기에

바람의 힘을 빌려서라도

그곳에 이르기를 바랐다


바람이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도

그곳에 이르지 못해도

그저 마음을 얹은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바람이 가는 것을 보았다

우두커니 선 채

바람이 가는 것을

한없이 바라보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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