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by 지나온 시간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가장 원했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정말 우리 인생에서 꼭 바라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좌절되었을 때의 허탈함은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하곤 한다. 그것으로 인해 마음이 괴롭고 살아가는 데 있어 의욕이 생기지 않으며 심지어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않을 때가 있다.


가장 원했던 것이기에 그리고 가장 바랬던 것이기에 그 크기에 비례해서 그것을 이루지 못함에 따른 실망과 절망도 큰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삶 자체가, 인생 자체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정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현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그것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괴로움과 고통의 기간만이 더 늘어날 뿐이다.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이루어질 확률을 한번 계산해 보면 아마도 대부분 그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다. 그러한 가능성이 희박하기에 진정으로 더 원했던 것일 수 있다.


법륜스님의 책 <내려놓기>에서는 그러한 것을 그냥 다 받아들이고 내려놓으라 한다. 그러한 것을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왜 그런 욕심을 부리게 되었는지 먼저 나 자신을 바라보라고 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만약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너무 애태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것이 바로 삶이며 인생이기 때문이다. 삶이란 본질 자체가 바로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질은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인 내가 강해지기를 원한다고 해서 사자가 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안 되면 괴로워합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지옥이고, 원하는 대로 되면 천당입니다.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음으로써 지옥도 사라지고 천당도 사라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자유의 길입니다.”


또한 우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바로 인간관계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어려움은 내가 인간관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스님은 말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하기에 그러한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내 마음을 이해해 주기만을 바라고 정작 나는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좀 알아줘.’ 이렇게 상대에게 자기 마음 알아달라는 요구만 하는 겁니다. ‘도대체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 말은 ‘나는 너를 이해하고 싶지 않아.’ ‘나에게는 너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어.’ 이 말입니다. 이럴 때 우리 마음의 상태는 어떤가요?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무엇이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그것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불행하게 생각한다. 그러한 원인을 찾으려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하며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세상을 탓한다.


“사람들은 뭐든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어 합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면 괴로워합니다. 그래서 자기 힘으로 안 되면 남의 힘을 빌리고, 사람 힘으로 안 되면 신의 힘을 빌려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꼭 좋은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그곳이 천국일까요? 그런 세상은 순식간에 지옥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도 좋아해요. 이럴 때 두 사람 다 원하는 대로 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이 세상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쩌면 감사한 일인지도 모른다. 걸을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으며, 내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나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그러한 것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너무나 많다. 내려놓을수록 맡길수록 나의 행복과 기쁨은 더 커지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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