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를 모두 다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음악을 잠깐이라도 듣고 잔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음악을 듣고 나서야 잠이 오는 것 같다. 사실 음악을 잘 알지도 못하고 공부를 한 적도 없지만 왠지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하다. 음악의 종류도 가리지 않고 듣는다. 클래식, 한국 가요, 팝송, 유럽 및 남미 음악, 종교 음악 등 가리지 않고 그냥 다 듣는다. 예전엔 좋아하는 음악 위주로 반복해서 들었지만, 언제부턴가 마음을 열고 모든 종류의 음악을 다 듣는다. 아직 들어본 적 없는 것도 많고, 들어도 잘 알지도 못하지만, 그냥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쉬곤 한다.
예전부터 짐노페디를 좋아했다. 이 음악을 작곡한 사람은 에릭 사티인데 그리 많이 알려진 음악가는 아니지만,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하루 동안 있었던 마음 심란했던 일들이 잊히곤 한다. 사티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많은 일에 실패를 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학교생활에도 염증을 느꼈고, 사랑도 실패를 했으며, 군대에서도 적응하지 못했다. 그에게 평생 따라다녔던 것은 지독한 가난과 외로움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된 것들>이라는 시를 읽고 영감을 얻어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짐노페디를 듣고 있다 보면 이상하리만큼 그 음악에 끌리게 된다. 왜 그런 것일까? 사실 이 음악은 굉장히 단조롭다. 전혀 화려하지 않다. 많은 악기도 아니고 단순히 피아노 음악일 뿐이다. 클라이맥스도 별로 없고 드라마틱하지도 않다. 하지만 깊이가 있고 어떠한 향이 묻어 난다.
하루 종일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이 있는 날은 나도 모르게 짐노페디를 듣게 된다. 모든 것을 다 잊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까?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기 때문일까?
내가 짐노페디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편안함을 원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복잡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마음의 고요함을 무의식적으로 갈망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또한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어 듣게 되는 것 같다. 피아노 소리밖에 없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단순히 살아가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살아간다는 것은 별것이 없는데 왜 이리 복잡하고 힘든 일들은 계속되는 것일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냥 물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