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가장 더울 때는 언제일까? 바로 매미가 우는 때가 일 년 중에 가장 무더울 때가 아닐까 싶다. 날짜로 말하면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일 것이다. 7월이 되어 어느 정도 지나면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동네방네가 시끄러울 정도로 하루 종일 울어 재낀다. 매미 소리를 잘 들어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짐을 알 수 있다. 7월 중순이나 말에 우는 매미 소리는 어린아이가 빽빽 우는 정말 힘 있는 소리이지만 시간이 지나 8월 중순을 넘기면 매미 소리에서 힘이 빠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매미는 한 달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7월 중순의 매미는 갓 허물을 벗어버린 상태라 힘이 있지만, 8월 중순 정도 되면 매미는 자신의 일생을 다 마쳐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매미 우는 소리가 힘이 없기 마련이다.
어릴 때 뒷산에 가서 매미를 많이 잡았던 기억이 있다. 7월에는 매미가 나무에 앉아 있을 때 손이나 매미채로 잡으러 다가가면 금방 퍼드덕하고 날라 도망가 버린다. 하지만 8월 중순이 넘어가면 앉아 있는 매미를 손으로 그냥 잡아도 쉽게 잡힌다. 한 달 만에 매미는 수명이 거의 다 되기 때문에 행동이 그만큼 많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매미를 우리가 관찰할 수 있고 매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고작 1개월밖에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매미의 수명이 1개월인 것은 아니다. 매미는 유충으로 땅속에서 평균 7년 정도를 살고 나서 허물을 벗고 지상으로 나온다. 따라서 매미의 수명은 7년 하고도 1개월이라 할 수 있다. 단지 매미가 지상에서 보내는 기간이 고작 1개월일 뿐이다. 어떤 유충은 7년 이상 10년 가까이 땅에서 보내는 것도 있고 7년 이하인 경우도 있지만, 평균 7년으로 알려져 있다.
매미에 대한 옛말에 “金蟬脫殼(금선탈각)”이라는 말이 있다. “금빛 매미는 자신의 껍질을 과감하게 벗으므로 만들어진다”라는 의미이다. 땅속에 있던 유충이 화려한 매미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껍질을 벗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과감하게 벗어야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음을 교훈적으로 말하고자 비유한 것 같다.
어쨌든 매미는 7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땅에서 보내지만, 지상에 살다 가는 기간은 고작 1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7년은 84개월이므로 지상에서 보내는 1개월을 더하면 매미의 일생은 85개월이다. 즉 85개월 중에 단지 1개월만을 성충으로 보내다 자신의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 인간으로 따지면 84년을 어린 갓난아기로 지내다가 1년만 성인으로 살다가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나는 매미가 한여름에 그렇게 빽빽거리며 시끄럽게 우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매미는 지상에서의 자신의 존재가 너무 아쉬울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우는 것 같다. 자신의 일생의 98%~99%를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땅속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내다가 힘들게 허물을 벗고 지상으로 나와 보니 세상은 환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자신의 삶의 1~2%만을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존재하다가 다시 영원한 어둠 속으로 돌아가려니 너무나 서운한 것이다. 그래서 매미는 그렇게 우는 것이다. 만약 매미에게 이 아름다운 지상에서의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진다면 그렇게 서럽게 울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매미는 수컷만 울고 암컷은 울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암컷은 그냥 한 달만으로도 만족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는 시간도 아까운 것일까? 알려진 바로는 수컷이 암컷을 불러 짝짓기 위해 그렇게 운다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8월이 다 끝나갈 무렵 나무에 앉아 있는 매미를 잡아보면 거의 힘이 다 빠져 수명이 다 된 듯한 매미들도 있었다. 그때까지도 매미가 우는 것을 보면 꼭 짝짓기가 정답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우리의 인생이 85년이 주어지고 그중 84년을 삶이 무엇인지도 하나도 모른 채 그냥 어영부영 지내다가 죽기 1년 전에 그제서야 삶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어서 열심히 잘살아 보려고 하니 시간이 너무 남아 있지 않는다면 나 같아도 너무 서러워서 빽빽 울지도 모를 것 같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그리고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삶이 무엇인지,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더 아름답고 보람된 나의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매매처럼 그렇게 울면서 삶을 마감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오늘도 35가 넘는 무더운 날이다. 어김없이 매미는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