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은 달걀을 낳고, 달걀에서는 병아리가 태어나 닭이 된다. 이 닭은 또다시 달걀을 낳고, 여기서 다시 병아리가 태어난다. 이런 계속되는 순환 과정에서 닭이 먼저였을까, 달걀이 먼저였을까?
어떻게 보면 쉬운 것 같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한 문제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핵심을 찾아내면 간단하다. 이 문제의 핵심은 기원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작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닭이 먼저 시작되었는지, 달걀이 먼저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기원은 시간과 관계되어 있다. 즉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풀어내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처음의 그 시간으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시간을 돌려 닭이 먼저 태어났는지, 달걀이 먼저 태어났는지 현재까지 돌아간 필름을 거꾸로 돌려보면 된다. 타임머신이 있다고 가정하고, 시간을 거꾸로 돌려보자. 수 억년 일지, 수 십억 년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머릿속에서 상상을 하면 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알아보기 전에 더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보면 이해할 수가 쉬울 것이다. 시간을 완전히 거꾸로 돌려 우주가 탄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를 생각해 보자. 이 시점에서 비슷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원자가 먼저일까,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먼저일까?
원자는 핵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돌아야 존재할 수 있다. 때문에 단연코 원자보다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먼저였다. 이 문제는 흔히 물리학에서 초기 우주론에 대한 것인데 당연히 원자가 나중에 생긴 것으로 쉽게 판명이 났다. 소위 우주 공간에서 물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다. 한스 베테를 시작으로 우주의 역사에서 이러한 물질의 탄생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별 내부에서 수소와 헬륨 그리고 탄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연구하여 베테는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 이후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파울러가 이 연구를 이어받아 우주에서의 화학 원소의 탄생에 대한 비밀을 풀어내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된다.
어쨌든 더 자세한 얘기는 우리의 문제와 너무 벗어나므로 결론부터 내린다면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우주가 탄생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생겨나고, 양성자와 중성자가 핵을 만들게 되고, 그 이후 핵이 전자를 포획하여 원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게 바로 우주 공간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수소다. 수소와 수소가 별 내부에서 엄청난 온도의 조건에서 핵융합이 이루어지면서 헬륨이 된다.
그렇다면 양성자나 중성자 전자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 이것들도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전에 우주가 탄생하고 나서 쿼크와 렙톤이 생긴 후에 업 쿼크 두 개와 다운 쿼크 한 개가 만나 양성자가 만들어지고, 업 쿼크 하나와 다운 쿼크 두 개가 만나서 중성자가 생겨났다. 이러한 쿼크에 대한 비밀은 머레이 겔만 등을 필두로 천재적인 과학자들이 풀어냈다.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쉽게 해결된다. 하지만 생명과학은 물리학 하고 조금 다르니 생명과학 차원에서 이 문제를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달걀이건, 닭이건 이것들은 모두 생명체이다. 생명체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하며 고유한 성질이 있다. 바로 연속성이라는 것이다. 생명은 시간이 지나도 연속적으로 존재가 가능하다. 하나의 개체의 차원이 아닌 종의 차원에서 볼 때 생명체가 연속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종은 바로 멸종되어 버리고 만다. 그렇다면 생명체의 연속성은 어디에서 기원하는 것일까? 바로 DNA로부터이다. 하나의 생명체는 자신 몸에 DNA가 있고 이를 다음 후손에게 전해주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개체는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DNA는 그 후손에게 전달이 되어 계속해서 연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생명체란 어떻게 보면 DNA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하나의 개체는 죽으면 그만이지만 이 DNA는 후손으로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생명의 연속성이란 입장에서 보면 닭이란 존재는 이 DNA를 보존하기 위해 잠시 존재하는 임시 수단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의 문제는 이제 간단히 해결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 문제는 사실 질문할 필요도 없는 너무나 간단한 문제로 귀결된다. 답은 달걀이다. 아주 오래전에 지구 상에 DNA가 존재했고, 이것들이 복제 과정을 거치다가 닭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염기서열을 조합해 내었으며, 이로 인해 닭이라는 새로운 종의 DNA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DNA는 복제를 계속하였고, 새로운 생명의 근원이 되었던 이 닭의 DNA 조합은 달걀이라는 것으로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달걀에서 병아리가 나왔고 그 병아리가 성장하여 닭이 되었다. 그리고 그 닭은 자신의 종을 후손에게 영원히 물려주기 위해 다시 달걀을 만들어 종족을 유지하면서 닭이라는 생명체가 연속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가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더 던져보고 싶다. 생명체의 주체는 과연 무엇일까? 닭일까? DNA일까? 나라는 인간은 생명체임은 틀림없다. 내가 내 몸이라는 생명체의 주체일까? 내 몸속에 있는 DNA가 주체일까? 내 몸 안에 있는 DNA는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나의 존재가 필요 없게 된다. 왜냐하면 내 자식이 태어났고 나는 생명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역할이 끝났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나는 사라지게 되고 말 것이다. 나는 그저 단순한 DNA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잠시 이 지구 상에 왔다 가는 그러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즉, 나는 나라는 생명체의 주체가 아닌 DNA를 후손에게 전해주는 역할만 한 것이고 내 몸 안에 있는 DNA가 어떻게 보면 진정한 나라는 생명체의 주체 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