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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Feb 19. 2022

서귀포 바닷가에서

서귀포항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멀리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바다의 모습은 육지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이국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어려서 바다 구경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자랐기에 더욱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외국 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보다 나는 제주도가 더 좋다. 물론 제주에서 생활 터전을 잡고 살아간다면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일 년에 한두 번씩 제주도를 갈 때마다 실망을 하거나 불편했던 적은 없었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었고 아직도 가지 못한 곳도 여전히 많다.


제주도의 해안 경치로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는 서귀포에 있는 칼 호텔 근처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 이곳에서 하룻밤 숙박을 한 적이 있는데 호텔 앞 풍경이 너무 좋아 인상에 깊게 남아 있었다. 아버지께서 평생 사진을 찍으셨으니 좋은 경치를 보는 눈은 다른 사람과 조금은 다르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곳 경치를 보여드리면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았다.


잠수함 구경을 마치고 마침 점심시간이기에 제주도 흑돼지를 사드리면 어떨까 싶어 서귀포에 있는 흑돼지 전문점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아버지는 워낙 삼겹살을 좋아하시는 데 잠수함을 타고난 직후여서 그런지 식사를 더 잘하시는 것이었다. 어머니께서도 이제 입맛을 많이 찾으셔서 집에서 드시는 것보다 훨씬 많이 드셨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바닷가 경치를 보기 위해 칼호텔로 향했다. 부모님께 어디를 가고 있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았다. 미리 알면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르고 가야 기대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인상 깊게 구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를 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현규와 함께 호텔에서 바다 전경이 보이는 곳으로 갔다. 호텔의 넓고 깨끗한 잔디밭 위에 서면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보인다. 부모님이 그 모습을 보시고 너무 좋아하시는 것이었다. 특히 아버지는 조금은 감동을 받으신 듯했다. 멋있는 경치를 좋아하시기에 너무 마음에 드시다고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있는 야자수가 호텔 주변에 곧게 쭉쭉 뻗어 있었고, 호텔 앞 조경은 정말 미국이나 유럽의 고급 호텔 못지않게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한국식 정자와 조그만 연못도 있었고, 관광객이 잔디를 마음껏 밟고 사진을 찍어도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기에 정말 편하고 자유롭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넓은 바다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해변은 화산섬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화산섬이 아닌 바다하고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새까만 바위가 푸른 바다와 어울려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호텔 잔디밭과 야자수 그리고 바다를 풍경으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다. 아버지께서 특히나 좋아하셨다. 이런 경치는 정말 보기 힘든 것이라며 한 시간이 넘도록 산책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 나도 부모님 사진을 많이 남기고 싶어 핸드폰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사진을 찍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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