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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r 08. 2022

날아 올라

소리 없이 기다려준 너

네 마음속의 하늘을 본다 

    

말없이 지켜보던 너

네 마음속의 별을 본다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도 날았다    

  

너에게로 날갯짓하며

푸른 하늘을 누빈다     

 

자유롭게

편안하게    

  

어두움 속에서도

별빛을 따라      


너에게 향하여

그렇게 날았다     

     

  너의 존재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다가오지 않고 네 자리를 지키던 너였기에 나의 마음 또한 내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한없이 기다림이 쉽지 않을 터인데, 말없이 지켜보는 것도 어려운 일일 터인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에서 너의 마음을 읽는다. 


  나중에야 알았다. 바람이 불던 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던 날, 내 자리를 지킬 수 없음을. 밤하늘의 별이 빛났다. 이제는 나도 날아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시간은 이미 흘러가 버렸다. 너의 존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하늘로 날아올라 아무리 찾아봐도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찾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하늘을 누볐다. 어딘가에서 너도 나를 생각하고 있으리라 믿었다. 설령 나를 잊었어도 괜찮다.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기에 그것으로 족하다. 


  어두움이 나에게 다가와도 별빛을 바라보며 그렇게 날았다. 네가 있는 곳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나의 마음은 모든 곳을 헤맸다. 희망이 존재하지만, 체념이 오히려 낫다는 것도 잘 안다. 그 희망의 날갯짓으로 날 수 있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믿는다. 


  나의 맑은 영혼은 그렇게 오늘도 푸른 하늘 속에서 자유롭다. 편안하게 오늘을 보내고 내일도 맞이하려 한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너의 존재는 그렇게 나에게서 지워지지 않는 흔적임을 인식한다. 


  나의 마음이 너를 향해 날아가면서 너른 벌판과 울창한 숲, 유유히 흐르는 강,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저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이 네가 나에게 준 마지막 선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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