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시절, 테네시에 있는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이 연구소는 1977년 지미 카터 행정부 당시 미국 행정부의 에너지성(Department of energy)에 의해 세워졌으나, 사실 전신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비밀리에 만든 맨해튼 프로젝트의 업무를 수행한 곳이다. 핵폭탄 설계는 로스앨러모스와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에서 하였고, 오크리지 연구소에서 핵무기 제조를 맡았으며, 실험은 네바다주의 사막에서 한 후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하였다.
테네시까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를 경유해 가야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를 탔을 때 내 옆자리에 연세가 좀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이 앉으셨다. 나는 학회에서 발표할 자료를 다시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옆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가 내가 무엇을 하나 궁금했는지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셨다. 내가 미국 물리학회에 가서 논문을 발표하려고 한다는 얘기에 호기심이 발동하셨는지, 물리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우리가 지금 비행기를 타고 가고 있는데 비행기가 앞으로 갈 수 있는 원리에 대해 좀 물리학적으로 설명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내 대답은 그냥 간단했다. “The answer is the action-reaction principle.” 그리고 나서 한참이나 그 할아버지와 얘기하다 보니 시카고에 도착했고 할아버지는 아쉬웠는지 내 손을 꼭 잡고 나중에 학위 잘 마치라고 격려도 해주셨다.
비행기가 앞으로 가는 원리는 사실 너무나 간단하다. 우리가 수영장에서 수영할 때 물속에서 앞으로 가는 것과 완전히 같다. 수영으로 앞으로 가기 위해서는 손으로 물을 잡아당겨 뒤로 밀어내야 한다. 그러면 물은 그만큼 나를 앞으로 갈 수 있도록 해준다. 내가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것이나, 자동차가 도로에서 앞으로 주행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비행기가 공중에서 앞으로 가는 것은 다 같은 원리이다. 바로 뉴턴의 제3 법칙인 작용-반작용 원리 때문이다.
이는 어떤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작용하면, 그 다른 물체 또한 첫 번째 물체에게 같은 크기지만 반대 방향으로 반작용을 가한다는 것이 뉴턴의 운동의 법칙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작용-반작용 법칙이다.
비행기가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은 비행기의 로켓이 대기 중에 있는 기체를 미는 작용에 해당하고, 이 작용을 받은 기체는 똑같은 힘의 크기를 가지고 방향은 반대로 비행기에 반작용을 가하게 돼서 비행기가 앞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흔히 물리학에서는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상호작용은 두 개 이상의 물체가 존재해야 가능하다. 자연은 굉장히 현명해서 원리적으로 두 개의 물체 간의 상호작용에 있어 힘의 크기가 항상 같다. 만약 두 힘의 크기가 같지 않다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비행기가 대기를 밀어주는 것에 비해 대기가 비행기를 덜 밀어준다면 비행기는 훨씬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할 수밖에 없게 된다.
자연의 상호작용처럼, 우리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이 작용-반작용의 원리가 가장 이상적일지 모른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만큼,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데 비해 그 사람이 나를 덜 좋아한다거나, 나는 그 사람이 별로인 반면 그 사람은 나를 너무 좋아한다면 이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방향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는 A를 좋아하는데 A는 내가 아닌 B를 좋아하고 B는 또 나를 좋아하게 된다면 이 상호작용은 엄청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거기에 크기라는 변수까지 더해진다면 제대로 된 사랑은 거의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것이 가장 좋다. 내가 좋아하는 만큼, 상대도 나를 좋아하고 방향도 정확하게 서로에게만 향한다면 그 무거운 비행기가 공중에서 엄청난 속력으로 날아갈 수 있듯이 우리의 삶도 평안하고 안정되며 빠른 속도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항상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작용-반작용이란 상호작용의 법칙을 현명하게 사용할 능력을 키우려 노력한다면 현재의 모습보다 더 나아질 것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