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간에 양전하 하나가 들어왔다고 가정해 보자. 이 양전하는 그 존재로 인해 주위의 공간에 변화를 일으켰을까? 이 양전하가 주위의 공간을 변화시켰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문제를 쉽게 풀어내 보자. 예를 들어 어떤 공간에 음전하와 양전하가 많은 분포 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쉽게 생각하기 위해 음전하 10개, 양전하 10개가 어떤 공간에 임의적으로 분포되어 있다고 생각하자. 이러한 공간에 새로운 양전하 하나가 들어온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음전하 10개와 양전하 10개만 있던 공간은 새로운 양전하로 인해 분명 어떤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 차이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면 새로운 양전하로 인해 전에 있던 음전하 10개와 양전하 10개의 반응이 나타난다. 만약 새로운 양전하가 아무런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 전에 있던 다른 전하들은 어떤 반응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양전하가 만든 이러한 공간 변화를 물리학에서는 “전기장”이라 표현한다. 영어로는 “Electric field”라고 하는데 여기서 “field”는 잔디밭 같은 것이라기보다는 공간 그 자체를 말한다. 즉, 전기장이란 어떤 전하의 존재로 인해 공간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전에 없던 전하가 어떤 공간에 새로이 들어와서 그 전하에 의한 공간의 변화를 수학적으로 계산해보고 싶은 것이 바로 전기장이라는 뜻이다.
이 전하로 인해 생긴 새로운 공간의 변화인 전기장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그 전하가 들어오기 전에 존재했었던 다른 전하가 새로운 전하에 대해 반응하는 것을 보고 계산해 낼 수 있다.
양전하 10개, 음전하 10개가 있던 공간에 양전하 하나가 들어오면 10개의 음전하는 새로 들어온 양전하에 끌려가고, 전에 있었던 10개의 양전하는 새로 들어온 양전하로부터 멀어지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새로 들어온 양전하 하나가 만들어 낸 공간의 변화를 이전에 존재했었던 전하들의 반응을 보고 계산하는 것이다.
전하가 만들어 내는 공간의 변화를 전기장이라고 한다면 질량이 있는 물체가 만들어 낸 공간의 변화를 중력장이라고 한다. 이 중력장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개념이다.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만유인력이란 한 마디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가 만들어 낸 공간의 변화에 대한 이론이다. 뉴턴은 만유인력이란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들끼리의 상호작용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만유인력을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와 공간의 상호작용이라 주장했다. 즉 물체의 존재는 공간의 변화를 일으키고 그 공간의 변화를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가 어떻게 공간에 변화를 만들어 낼까?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이란 질량이 너무 커서 중력적으로 붕괴된 별을 말한다. 이 별은 공간을 너무 크게 변화를 시켜서 블랙홀 주위의 공간은 완전히 휘어져 버린다. 따라서 이 휘어진 공간을 빛마저 빠져나올 수가 없어 그곳을 전혀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블랙홀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이렇듯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체 건, 전하를 가지고 있는 물체 건 어떤 물체의 존재는 공간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존재는 공간을 창조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존재는 우리 주위의 공간 변화를 만들어 낸다. 아빠가 출근하고 아내와 아이들만 있던 집안의 공간에 아빠가 퇴근해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고 생각해 보자. 아빠가 없던 공간에 아빠가 새로이 들어왔으니 공간의 변화가 생겼다. 아빠가 만들어 내는 공간의 변화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고 아빠가 집으로 들어왔을 때 집안에 있던 아내와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빠가 아이들에게 평소에 잘해주었다면 아이들은 아빠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현관으로 막 달려가 아빠 품에 달려들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빠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빠가 문을 열고 집에 오더라도 아이들은 아빠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빠가 만든 공간의 변화이다.
친구들끼리 저녁 약속을 했다고 생각해 보자. 4명이 모이기로 했는데 3명은 이미 와 있었다. 나머지 한 명이 왔을 때 그 한 명이 만드는 공간의 변화는 이미 와 있던 3명의 친구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네 번째 친구가 덕이 있는 사람이라면 3명은 웃으며 반겨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로 반기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모든 존재는 공간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내가 만드는 공간의 변화는 어떤 모습일까? 공간의 변화는 사실 내 존재의 가치를 반증해 준다. 내가 만드는 공간의 변화가 긍정적이고 좀 더 아름다운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