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에 다다랐을 때 느꼈던 좌절감이 삶의 무게와 비례하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들이 아픔과 슬픔으로 다가오는 현실이 삶에 대한 받아들임으로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러한 것들이 나를 성숙시키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아쉽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소망하는 것들이 철저히 무시되는 운명의 외면은 삶에 대한 애착마저 빼앗아 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기에,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지 않고 아직 남아있는 시간이 있기에 삶에 대한 미련마저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더 좋은 날이 올지는 모르나, 더 나쁜 날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겪을 만큼 다 겪었기 때문일 것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어려움이 와도 이제는 마음마저 담담해지기 때문인 것일까요?
믿었던 것들이 그렇게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음을 알기에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다는 현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인 걸까요?
스스로 마음의 편안함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과 생각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외롭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지나간 후의 결과물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나의 주위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나의 마음의 세계로 인해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세계에서 나 스스로라도 위로를 할 수 있기에 그나마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그 무게를 스스로 가볍게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절대적인 무게인 것인지, 상대적인 것인지 생각해 보니, 절대적인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그 무게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그나마 이제는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조그만 희망을 던져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줄이다 보면 삶의 무게와 상관없이 살아갈 수 있는 날도 오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