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지는 않겠습니다

by 지나온 시간들

예전에 누군가에게 오해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설명했으나 저의 언어는 거울에 반사되듯 튕겨져 나올 뿐이었습니다. 더 이상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변명하는 것 같아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오래전 누군가에게 무시를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단점은 있기 마련인데 제가 아파하는 그곳에 유난히도 커다란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 상처는 영원히 아물 것 같지 않았고 더 이상 그를 대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살아가다 보니 억울한 일을 당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 일이 왜 나에게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채로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삼키곤 했습니다.


나도 인간인지라 나를 아프게 하고 상처를 준 이들을 사랑할 자신은 없습니다. 솔직히 분노도 남아있고 그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있지만, 이제는 그냥 다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나를 오해하건, 나를 무시하건, 나를 억울하게 하건, 누구나 실수를 하듯이 그들도 실수한 것인지 모릅니다. 혹여 실수가 아니라 할지라도 이제는 그것에 대해 연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들도 언젠가는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시 그들이 그러한 것들을 알았다면 아마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사랑하지는 못해도 그들을 미워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름대로 살아가려는 의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 과정 중에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들을 미워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위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미워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분노와 억울함이 쌓일수록, 그러한 것들이 나 자신의 내면을 파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나의 내면의 세계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나 자신마저 더욱 나쁜 자아로 되는 것 같기에 더 이상 그러한 길을 가지 않으려 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나는 점점 작은 세계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것 같고, 미워하는 마음을 멈춘 채 사랑의 마음으로 보려고 노력하면 나 자신의 세계가 점점 커져가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이나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나의 마음은 결국 나 자신을 더 형편없는 존재로 만들기만 하기에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미움은 멈추기로 하였습니다.


미움을 멈춘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일단 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어도 이제 더 이상 미워하지는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이 가을을 보내려 합니다. 오늘따라 가을 햇살이 유난히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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