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됐어요
최종 합격 소식을 받고 입사 예정입니다.
당일날 너무 기뻤고 지금은 오히려 걱정 근심 가득인 상황이에요. 너무 웃긴데, 저는 필요 이상의 걱정도 끌어와서 하는 타입이라 첫 출근 날 지각하는 꿈을 꾼다든지, 서류 준비하는 와중에 스케줄 짜는 데 예민해진다든지.... 뭐 그런 상태입니다. 생각해 보면 대학원 입학할 때도 비슷했던 거 같아요. 새로운 걸 할 때면 고치거나 보완 가능한 현실적인 고민이 아닌 '서류 못 내서 입사취소 되면 어떡하지, 이거 인쇄해 오란 뜻이겠지? 파일이면 표기했겠지?' 뭐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 채용검진에 건강하게 나올까? 그런 것도 걱정해요. 은행이나 병원도 가야 할 것 같아 막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 와중에 여행도 가야 할 것 같아 그것도 계획 중이다 보니 스트레스받아요.
이런 얘기는 주변 사람한테 하기 참 그런 얘기라 여기다 씁니다. 제가 남이라면 '무슨 그런 걱정을 해'하고 넘길 일 같아서요. 어쨌든 기뻐하려고 합니다. n년간의 수험생활 후 사실 데칼코마니처럼 n년동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복학해서 졸업하고 일하다 대학원을 갔으니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아 다행입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부모님이 제가 그 기간에는 죽어있는 거 같았다는 표현을 하더라고요. 맞아요. 지금 구체적인 사항은 안 적으려고 하다 보니 글이 왔다 갔다 하는데 다 끝난 것 같았는데 살아있으니 또 이런 길로 다시 진입하는구나 싶습니다.
졸업한 선배들이 취직이 안 돼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그래도 1년 만에 취업이면 선방했다고 봐도 되겠죠? 원래 지원하던 직종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추천으로 뜬 공고였는데 제 전공이랑 안맞아보였지만 거리가 가깝고 넓은 분야가 같아 지원했습니다. 면접 가는 날까지도 '날 왜 불렀을까?' 하면서 갔어요. 면접을 보니 어느 분야에 저를 생각해두고 있는지 방향이 보였고 2차 면접 때 그걸 어필했습니다. 뭔가 다 운명 같고 운 같고 그래요.
최종 발표 나던 날도 다른 곳에 지원서를 입력하고 있던 중에 연락을 받은 거라 정말 큰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더 이상 취준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자체로 좋았어요. 갑자기 중학교 때 친구가 생각납니다.
"너는 공부 잘해서 취업걱정 없겠다."
이렇게 취업으로 고생할 줄은 친구도 저도 몰랐는데. 이력서를 전단지처럼 뿌리는 십몇 년 뒤의 나를 미리 알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펜으로는 감당이 안돼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데 기분이 좀 좋아졌습니다. 아! 설 연휴 전에 발표 난 것도 너무 좋습니다. 평일 하루하루가 통보의 날이었는데 3일이나 통보가 안 온다 생각하니 너무 신경 쓰이네요. 사람인과 잡코리아 메일도 안 오게 설정했습니다.
이제 빌려온 책이나 읽고 영어공부 어플도 다시 해야겠어요. 면접 잡히면 눈에 안 들어와서 거의 날렸거든요. 여러분도 예상하지 못한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