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엄마의 한숨 소리, 선생님의 표정, 도움을 구하는 눈빛… 이런 게 자꾸 나에게 보였다. 아니 느껴졌다. 엄마의 한숨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엄마가 해준 밥을 다 먹었다. 선생님의 곤란한 표정을 보기 싫어서 숙제를 열심히 했다. 감정 안테나가 솟아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의 불쾌한 감정들이 알고 싶지 않아도 자꾸 느껴졌다. ‘왜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별스런 말이 아닌데도 눈물이 났다.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오히려 친구가 멀어지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내가 싫었다. 아니 힘들었다. 그냥 적당히 넘기거나, 모른 척 지나가는 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궁금해졌다. 사람들의 아픔이나 고민을 잘 들어주게 되었고, 여러 사람의 고민과 닿아볼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의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었다. ‘나랑 비슷한 고민을 했구나’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딘가 좀 비슷한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나서 ‘내가 겪었던 일들, 다른 사람들의 고민거리들이 또 다른 위로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또 다른 위로가 되는 달다구리한 디저트를 빗대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와, 그 마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작은 과학의 조각들을 함께 엮어보고 싶었다.
인생은 원래 쉽지 않다. 살아가다 보면, 고분분투하다 보면 부딪히고 상처를 받는 것이다. 나도 바사삭 부서지는 내 마음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있었다. 부족한 나의 마음이지만 달달한 부스러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면 좋겠다.
여기에도 수많은 부서진 디저트들이 살고 있다. 부서진 다른 디저트 동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부서져도 괜찮다. 그래도 맛있는 디저트니까.
- 부마안 TIP : 달콤한 부스러기라면, 조금 더 부서져도 괜찮은 것 같아. 작은 조각이더라도 위로가 되어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