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크림브륄레 이야기

프롤로그

by MoA

0-2. 크림브륄레 이야기


여기에 한 크림브륄레가 있다. 크림브륄레는 참 열심히 살았다. 아니, 필사적으로 살았다. 발장구를 멈추면 물에 가라앉는 백조처럼 요령 없이, 쉴 새 없이 발버둥을 쳤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버려질 것 같은 불안감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스며 있었다. 그래서 늘 “쓸모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과 다른 사람의 감정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마음이 함께 따라왔다.


크림브륄레는 힘을 빼는 법을 몰랐다. 그래서 힘을 잔뜩 주기만 할 줄 알았던 시간이 길었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던 어느 날, 정말 몸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제야 알았다. “아… 힘을 빼도 물에 가라앉지 않는구나.” 빨리 잘하고 싶어서 조금 덜 자고, 조금 더 일하고, 조금 더 버티고… 그렇게 살다 보니 결국 몸이 먼저 멈춰버렸다.


이렇게 사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걸, 정말 필요할 때 힘을 내려면, 평소엔 힘을 빼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매번 전력질주만 하다가는 끝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도, 더 오래 가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도 나는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전력을 다해 살았던 시간 덕분에 크림브륄레의 위에 단단한 설탕막이 생겼다. 뜨겁게 살았다는 흔적이 바삭한 식감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 설탕막을 톡 깨고 들어가면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누구나 인생 속에서 한 번쯤 자신만의 설탕막을 만들어 가는 시기가 있다. 결과가 어떻든, 몰입했던 그 시간 자체가 우리 안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만든다. 힘든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면, 지금이 설탕막이 생기는 구간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크림브륄레가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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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 속에서 한 번쯤 자신만의 설탕막을 만들어 가는 시기가 있다. 결과가 어떻든, 몰입했던 그 시간 자체가 우리 안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만든다. 힘든 시간을 지나가고 있다면, 지금이 설탕막이 생기는 구간일 수도 있다.


- 부마안 TIP: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크림브륄레처럼 단단한 설탕막이 생기는 과정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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