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와 타인의 관계,
나와 세상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
인생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겠어요.
좋은 관계가 주변에 많을수록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최태성, 역사의 쓸모>
얼마 전 대학 동기 A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동기 여러 명을 만나진 못했지만
반가운 몇 명의 동기를
만났습니다.
절을 마치고 식사를 하면서
다시 20여 년 전 캠퍼스 추억으로
돌아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대화를 하다 인연에 대한 말이 나왔습니다.
각자마다 살면서 인연에 관한 하나씩
꺼내며 그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었죠.
그중 한 동기가
"이래서 평소 잘 지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헤어져
다시 만날지 모르니
만나는 동안 잘 지내야 한다고
자신의 에피소드 하나를 꺼내어
알려 주었습니다.
소중한 것들은 질겨서 언제든 돌아오곤 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말처럼 인연 역시
언젠가 돌아온다는 걸 실감합니다.
같이 근무하는 선배는
회사 생활하는 내내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동료들과 같이 있는 동안 잘 지내.
지금은 매일 보고 해서 그 인연의 소중함을
모르지만, 언젠가 알게 될 거라고."
5년 전 선배도 저처럼 권고사직을
하면서 잠시 힘든 기간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전 회사에서 돈독했던
디자이너의 소개로 지금 이곳에
오게 되었고,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선배와 과거 잘 보냈던 인연으로
지금 회사에 오게 되었으니까요.
앨런 겐즈 버그의 《어떤 것들》에서
우리가 소중히 생각하고 보낸 것들
(사람이든 무엇이든 간에)
인연이 되어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한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네가 그것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사람들이 경조사慶弔事를
웬만해서 찾아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자리에서 알던 사람의 얼굴을 보거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각보다
흔치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만큼 인연은 내가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어 "평소"라는 낱말은
더 이상 시시때때로 가 아니라
불특정 한 어느 때로 들립니다.
불특정 한 어느 때 문득 생각이
난다면 전화 한 통화나 문자 하나라도
보내보세요.
작지만 소중하게 보낸 시간은 부메랑처럼
원을 그리며 다시 돌아올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