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처가의 큰 집을 다녀왔을 때 일입니다.
가는 길은 두 가지였어요.
수도권 고속도로는 순환으로 이뤄져
어느 방향으로 가든 간에 목적지까지
거리는 엇비슷했습니다.
갈 때는 왼쪽 길을 택했다면,
올 때는 오른쪽 길을 택해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장모님이 한 말씀합니다.
"어떻게 갈 때 보다 올 때가 가까운 것 같지."
운전하면서 이렇게 대답했어요.
"갈 때는 평소 가지 않은 길로 갔고,
올 때는 익숙한 길로 가서 그런가 봐요."
"진짜 그런가 보네."
하고 장모님이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와 새로운 약속 장소나
새로운 회사를 갈 때도 그래요.
가는 시간이 한 시간가량인 것을 알아도
초행길이라는 낯섦 탓인지
처음 가는 길은 꽤나 멀게만 느껴집니다.
다만 심리적 위안을 얻기 위해서
조금 일찍 출발해 헤매는 변수를 줄이기도 하고,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돌아보며 익숙해지려고
노력을 하게 되니까요.
이처럼 사람은
물리적 시간이나 거리 알고 있어도
경험 유무에 따라 심리적으로 가깝거나
멀게 느끼곤 합니다.
갈 때 처음 가던 길은
눈에 익히고 처리할 양이 많아
처리 속도가 늦어 멀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익숙한 길은 그에 비해 처리해야 할
양이 비교적 적어 처리 속도도 빠르고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고요.
우리가 무엇을 못하는 이유는
그곳까지 가지 못한 경험의 부재가
두려움을 앞당기기 때문일 거예요.
만약 시험 준비를 잘했다면
문제 지문도 익숙해서 가깝고
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준비를 잘하지 못했다면
시험도 보기 전 불확실하기도 하고
멀게만 느껴질 거예요.
무엇을 하기 전에 두려운 상태라면
조금씩 해보면서
심리적 거리를 줄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대부분 하지 않아 익숙지 않은 문제인 것이지
하다 보면 풀리는 게 다반사(茶飯事)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