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해씨 Sep 11. 2018

캘리그라피 #12

꼭 잡으면

꼭잡으면 터질세라       화선지에 먹       도해씨 손글씨

보듬어 품에 안고 눈을 질끈 감으랴 내 님아. 해도 지고 저문 날에 너는 가고 건너산에 달이 뜨니.

네 모습 저 달빛 아래 천지사방  흩어지고. 나는 달빛만 얼싸안고 찍는 달빛만 얼싸안고 시름겨워 시름겨워.


꼭 잡으면 터질세라 슬쩍 잡아 놓칠세라 날이 가고, 마주 보면 노할세라 비껴보면 비낄세라 달이 갔네.

어느 하루 울 너머로 네 댕기 머리 보잤더니, 너는 내게로 다가와서 옷고름을 움켜쥐고 나는 간다 나는 간다.


                                                                              정태춘  '님은 가고' 中


스무살 중반 무렵  보문산 공원 옆 퇴미고갯길을 걸어 넘으며 가끔 불렀던 노래.

그 옆에 나란히 걸어 주었던 여인은 지금 함께 늙어가고 있고...

매거진의 이전글 캘리그라피 #1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