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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해씨 Jun 22. 2023

정태춘 아치의 노래


우체국 엽서에 플러스펜

촉촉하고 따뜻했으며 묵직하면서 선선했다. 빗물이고 강물이었으며, 바람이고 생명이었다. 길들여지지 않은 원시였으며, 야생의 힘과 우아함을 간직한 신비로운 한 마리 백마였다. "창문을 열고 음 내다 봐요~ 나는 고독의 친구, 생명의 친구, 상념끊기지 않는~" 정태춘. 단번에 매료되었다. 깊은 울림이었다. 그 이후 내 인생노래를 '서정주' 식으로 말하자면 '나를 키워준 노래는 8할이 정태춘'이었다.

     

외로울 때는 언제건 어디서건 소환할 수 있는 친구였고, 그렇게 지친 무릎을 곧게 밀어주었고, 비겁에 물들지 않게 끌어 주었다. 그에게서 고향을 배웠고, 그에게서 해학을 배웠고, 그에게서 분노를 배웠고, 그에게서 그리움을 배웠고, 떠나지 못하는 자의 고통을 배웠고, 고통받는 자들의 아픔을 배웠고, 실천을 과 용기를 배웠고, 시를 배우고, 노래의 힘을 배웠다. 나약한 자임을 알게하였고, 게으름을 자각하게 하였고, 노력하게 하였고, 겸손함이 무엇인지 알게해 주었다.


내게도 심금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제대로 울려준 것은 정태춘의 노래와 가사와 시들이다.

감사합니다. 정태춘.

밥 딜런은 끄지라!


작년 오월 정태춘 뮤직 다큐 '아치의 노래'를 하남 스타필드에서 보았다. 날짜는 518에 맞추어 개봉했고 아내의 성화로 우리집 아이들과 함께 보기로하는 바람에 며칠후 한 번 더보았다. 아내는 마지막 신의 노래 '정동진3'를 유난히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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