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회피, 기회를 잃게 만드는 마음의 덫

by 모아키키 정세복

"또 떨어졌네." 주식 앱을 보며 한숨을 쉰다. 팔아야 하는데 팔지 못한다. 더 떨어질까 봐.


이상한 일이다. 100만원을 벌었을 때 기쁨보다 100만원을 잃었을 때 고통이 2배 더 크게 느껴진다. 이를 손실 회피 편향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편향 때문에 이상한 행동을 한다. 주식이 떨어져도 손절을 못한다. 승진 기회가 와도 실패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망할까 봐 시작하지 못한다.


더 웃긴 상황도 있다. 생활비가 필요한데 주식을 못 파는 경우다.


"지금 팔면 나중에 더 오를 때 후회할 것 같아서요."


카페에서 만난 후배가 말했다. 적금을 깨서 산 주식이 반 토막 났는데도 못 팔고 있다고. 생활비가 부족해 대출까지 받으면서.


"확실한 현재 필요와 불확실한 미래 수익 중 뭐가 더 중요해?"

후배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망설였다. "만약에 더 오르면 어쩌죠?"


며칠 후 또 다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번엔 반대 상황이다.


"주식이 30% 올랐는데 못 팔겠어. 더 오를 것 같거든. 근데 카드값이 밀려서..."


수익이 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생활비는 급한데 "더 오를 것 같아서" 못 판다. 확실한 수익보다 더 큰 수익에 대한 욕심이 판단을 흐린다.


바로 이것이다. 손실 회피 편향의 두 얼굴.


손실 상황에서는 "더 떨어질까 봐" 못 팔고, 수익 상황에서는 "더 오를 것 같아서" 못 판다.


결국 둘 다 현재의 확실한 필요보다 미래의 불확실한 가능성에 더 집착하는 것이다.


투자의 기본 원칙을 까먹고 있었다. "생활비는 건드리지 않는 돈으로 투자한다." 지금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면 수익이든 손실이든 망설이지 말고 팔아야 한다. 주식은 다시 살 수 있지만 생활은 멈출 수 없다.


현재를 지키려는 마음이 오히려 미래를 망친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할 때가 있다. 더 큰 수익을 꿈꾸며 확실한 수익을 놓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이 편향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내가 손실 회피나 욕심 때문에 이상한 판단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둘째, "잃는 것"이나 "놓칠 수익"보다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주식을 팔면 잃는 미래 수익이 아니라 얻는 현금 흐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셋째,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손익에 관계없이 무조건 판다"는 식의 룰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더 큰 수익에 대한 욕심, 둘 다 기회를 잃게 만든다. 때로는 작은 손실을 받아들이거나 만족할 만한 수익에서 멈추는 것이 더 큰 손실을 막는 길이다.


확실한 현재가 불확실한 미래보다 중요하다. 이것만 기억해도 많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오늘 주식 앱을 열었을 때 한 번 더 생각해보자. 지금 내 결정이 마음의 편향에 사로잡힌 건 아닌지.


마음의 덫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은 그 덫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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