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코트가 35만원에 싸 보이는 심리학

by 모아키키 정세복

처음 본 가격이 내 판단을 지배한다. 이를 앵커링 효과라고 한다.


백화점에서 50만원 코트를 본다. "너무 비싸네." 그런데 30% 할인 중이라고 한다. 35만원. "그럭저럭 괜찮네?" 사실 35만원도 비싼 건데 50만원이라는 앵커 때문에 저렴하게 느껴진다.


주식에서도 마찬가지다. A종목을 10만원에 샀다. 지금 8만원이다. "원금만 회복하면 팔겠어." 10만원이라는 앵커에 매여서 현재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8만원에서 더 떨어질 수 있는데도.


부동산도 그렇다. "작년에 5억이었는데 지금 4억 5천이면 싸네." 정말 싼 게 맞나? 현재 시세와 가치를 봐야 하는데 과거 가격에 매여있다.


더 위험한 건 가짜 앵커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가 20만원, 특가 10만원"이라고 써놓는다. 정가 20만원이 진짜 정가인지도 모르는데 10만원이 싸다고 생각한다.


연봉 협상에서도 나타난다. "다른 곳에서 5천만원 제안받았어요." 이게 앵커가 된다. 실제로는 4천만원 받을 사람도 5천만원 근처에서 협상하게 된다.


친구가 말했다. "이 시계 원래 200만원인데 중고로 100만원에 샀어." 200만원이라는 앵커 때문에 100만원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시계의 진짜 가치는 얼마일까?


투자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이 코인 최고점이 10만원이었는데 지금 1만원이니까 싸네." 최고점은 버블일 수도 있다. 진짜 가치는 따로 있는데 최고점이라는 앵커에 속는다.


앵커링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첫 번째 정보를 의심해라. "이게 진짜 기준점이 맞나?"

둘째, 여러 기준점을 찾아보자. 한 곳의 가격만 보지 말고 여러 곳을 비교해보자.

셋째, 절대적 가치를 생각해보자. "내게 이게 정말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나?"

넷째, 현재에 집중하자. 과거 가격이나 미래 기대가 아닌 현재 상황을 봐야 한다.


마트에서 쇼핑할 때도 마찬가지다. "원래 5천원인데 3천원"이라는 팻말을 보면 일단 의심해보자. 3천원이 정말 합리적인 가격인지.


앵커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다. 내 판단을 묶어두는 사슬. 이 사슬을 끊어야 진짜 가치를 볼 수 있다.


오늘 뭔가를 살 때 생각해보자. 지금 내 판단이 앵커에 매여있는 건 아닌지.


첫 번째 정보가 마지막 결정을 좌우한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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