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 주식만 좋아 보이는 이유

by 모아키키 정세복

내가 산 주식만 좋아 보인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예를들면 OO전자를 샀다. 그 순간부터 OO전자 관련 좋은 뉴스만 눈에 들어온다. "반도체 호황 전망", "AI 수혜주 부각", "배당 증가 검토". 나쁜 뉴스는 그냥 지나친다.


친구는 "OO전자 위험하다"고 말한다. 귀에 안 들어온다. "쟤는 몰라서 그래." 반대 의견을 무시한다. 내 투자를 정당화해줄 정보만 찾는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내가 산 종목 게시판만 들어간다. 거기서는 모두 낙관론이다. "이제 시작이야", "곧 터진다", "물타기 기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를 위로한다.


더 위험한 건 손실이 날 때다. 확증편향이 더 강해진다. -30%가 되어도 "곧 반등할 거야"라는 기사만 찾는다. 손절해야 한다는 조언은 외면한다.


부동산 투자도 그렇다. 강남 아파트를 샀다. "강남은 절대 안 떨어져", "학군이 좋아", "교통이 편해". 집값 하락 뉴스는 "일시적 조정"이라고 해석한다.


코인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을 샀다면 비트코인 옹호 논리만 찾는다. "디지털 금", "인플레이션 헷지", "기관 투자 증가". 버블이라는 경고는 "꼰대들의 구시대적 사고"라고 치부한다. (참고로 비트코인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직장에서도 나타난다. 이직을 고려 중이라면 현재 회사의 단점만 보인다. "여기는 미래가 없어", "연봉도 적어", "복지도 별로". 좋은 점은 안 보인다.


창업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 아이디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실패 사례는 "그들은 실행력이 부족했어"라고 해석한다. 시장 조사도 긍정적 데이터만 찾는다.


확증편향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찾아보자. 내가 산 주식의 부정적 분석도 읽어보자.


둘째, "내가 틀렸다면?"이라고 가정해보자. 최악의 시나리오도 생각해보자.


셋째, 숫자로 말하게 하자. 감정이나 믿음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를 보자.


넷째, 제3자의 시각을 구하자. 이해관계 없는 사람의 조언을 들어보자.


다섯째, 투자 일기를 써보자. 왜 샀는지, 어떤 근거였는지 기록하고 나중에 검토해보자.


카페에서 투자 동호회 사람들을 본다. 모두 같은 종목을 들고 있다. 서로 확신을 주고받는다. 위험한 상황이다.


확증편향은 인간의 본능이다. 내가 옳다고 믿고 싶어 한다.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한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이 본능이 독이 된다. 객관성을 잃게 만든다. 손실을 키우게 만든다.


오늘 내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생각해보자. 지금 내가 확증편향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내 투자가 아닌 투자자의 시각으로 봐보자.


가장 위험한 적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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