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는 비용, 다만 외롭지 않기 위해

by 모아키키 정세복


혼자가 되는 비용, 다만 외롭지 않기 위해



우리는 종종 외로움을 덜어내기 위해 돈을 씁니다. 마음이 허한 저녁, 누군가를 불러내어 술잔을 기울이거나 큰 의미 없는 모임에 회비를 내며 참석하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그곳에서 나누는 대화는 대개 가볍고, 위로는 즉각적이며 저렴합니다. 몇만 원의 지출로 잠시나마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은 꽤 효율적인 거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찰자의 시선에서 보면, 그 '값싼 위로'가 반복될수록 개인의 내면은 오히려 더 빠르게 마모되는 듯합니다. 타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내뱉는 말들과, 공허한 웃음 뒤에 남겨진 피로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감정적 자산의 손실을 가져옵니다. 소외되지 않기 위해 지불한 비용이 역설적으로 자신을 가장 깊은 소외로 몰아넣는 광경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풍경입니다.



반대로, 온전한 고립을 선택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합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마련하고, 관계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는 일은 경제적 여유뿐만 아니라 단단한 마음의 근력을 요구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이들에게 고립은 공포이지만, 스스로를 대면할 준비가 된 이들에게 고립은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얻고 싶은 '자유'의 다른 이름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원치 않는 관계로부터 나를 격리할 수 있는 '거절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며낼 필요가 없고, 가고 싶지 않은 자리에 억지로 앉아 있지 않아도 되는 상태. 그런 '값비싼 고립'을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돈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도구로서 제 역할을 다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관계를 끊고 산 속으로 숨어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지불하는 비용이 진정한 연결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혼자 있는 것이 두려워 내미는 '회피의 복채'인지는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값싼 위로에 중독되지 않고, 고립의 고요함을 기꺼이 감당하는 태도는 삶을 한층 깊게 만듭니다.



그래서 요즘은 관계를 위해 쓰던 돈을 조금씩 줄여, 나를 돌보는 시간의 배경을 사는 데 쓰려 합니다. 타인과 함께일 때보다 혼자일 때 더 선명해지는 스스로를 관찰하는 즐거움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아직은 고립이 주는 무게가 낯설지만, 적어도 나를 잃어가며 위로를 구하지는 않는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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