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나를 설명하지 않는 기술
전공을 살린다는 말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전공이 있다고 해서 방향이 저절로 정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무엇을 해야 할지 더 복잡해지는 순간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저에게는 글이나 말보다 시각적인 장면이 더 익숙합니다.
콘텐츠를 떠올릴 때도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 먼저 머릿속을 채웁니다.
가장 기본적인 행위는 드로잉입니다.
선을 긋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그 안에는 저만의 생각과 리듬이 그대로 남습니다.
드로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됩니다.
이 과정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나만의 브랜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림은 도자기가 될 수 있고, 평면은 입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드로잉이 결과물로 완성되어가는 흐름 자체를 전달하는 일에 마음이 갑니다.
완성된 작품보다 그 앞선 과정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손이 움직이는 순간, 망설이는 시간, 다시 고치는 장면들 말입니다.
브랜딩은 나를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선택들을 축적해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전공을 살린다는 건 어쩌면 이미 하고 있는 행동을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일일 뿐입니다.
잘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형태로 남기는 일입니다.
내가 어떤 과정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하려 합니다.
그 과정이 충분히 쌓이다 보면, 전공은 자연스럽게 설명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결과보다 손끝의 움직임에 더 집중하려 합니다.
적어도 지금은 이 축적의 시간이 나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확신은 없지만, 이 기록의 흐름을 묵묵히 이어가 보려 합니다.
#기록 #전공 #드로잉 #브랜딩 #과정의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