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무게, 행동의 가벼움

by 모아키키 정세복


할 일을 앞두고 유독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그 일을 그려볼 때면 두려움의 크기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마치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져 시작도 하기 전에 기운이 빠지곤 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일을 시작해 보면 이상한 경험을 합니다. 걱정했던 것만큼 어렵지도, 고통스럽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두려움은 대개 실체가 없었습니다.


그것은 일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생각만 하고 있을 때 가장 크게 자라났습니다.


왜 생각만 할 때 두려움은 이토록 비대해지는 것일까요?


아마도 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문제까지 미리 계산하고 방어하려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현실의 문제는 손을 움직이고 발을 떼는 순간, 해결해야 할 작은 조각들로 분해되어 사라집니다.


나만 이런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미지의 영역 앞에서 움츠러드는 본능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두려움이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단지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신호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생각이 길어지려 할 때 의식적으로 몸을 먼저 움직입니다.


두려움의 크기를 재는 대신, 일단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금처럼 첫 문장을 쓰고 첫 타자를 치는 일에 집중합니다.


적어도 지금은 고민하는 시간보다 움직이는 시간이 저를 더 평온하게 만든다는 것을 압니다.


아직 하려고 하는 일이 수월하지는 않지만, 행동이 주는 이 가벼운 감각을 당분간 유지해보려 합니다.



#기록 #두려움 #실행력 #생각정리 #나라는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