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0년 정도 담배를 피웠습니다.
지금은 끊었지만, 중독이라는 것이 단순히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금연에 성공하기까지 저는 무수한 실패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첫 금연의 기억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공 수업 중 강사 선생님의 질문 하나가 시작이었습니다.
"그 작업을 정말 재밌어서 하는 거니?"라는 물음에 저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재미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들킨 기분이었고, 그날 이후 멘탈이 흔들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저는 역설적이게도 '이열치열'의 마음으로 금연을 선언했습니다. 마음이 심란할 때 몸의 고통으로 정신의 고통을 상쇄해 보려 한 것이죠.
물론 한 번에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열 개비 남은 담배와 라이터를 통째로 버리기도 하고, 금연을 다짐했다가 못 참고 편의점에 가서 담배를 산 뒤 딱 한 개비만 피우고 새 갑을 통째로 버린 적도 부지기수입니다.
'피우고 버리고'를 수없이 반복하며 저는 실패의 과정을 온몸으로 통과했습니다. 그렇게 겨우 끊었지만, 5년 뒤 다시 담배를 잡았고 또다시 5년을 피웠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금연은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이미 '피우고 버리던' 처절한 실패의 경험이 제 안에 데이터로 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끊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예전처럼 담배를 사고 버리는 소동 없이 굳은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담배를 끊은 지 7년 정도 되었고, 더 이상 담배 생각은 나지 않습니다.
"고작 담배 하나 못 끊느냐"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중독을 이겨내는 작은 성공조차 결코 쉽지 않습니다.
단 한 번의 완전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수많은 작은 실패들을 겪는 것이 어쩌면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반대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계단 하나하나였음을 이제는 압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담배를 끊어냈던 그 지독한 반복의 시간들이 저에게 가르쳐준 것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버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목표에 닿는다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지금은 실패의 경험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정직한 재료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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