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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날에는 (양파 없는) 김치부침개

최소한의 재료 사용

by 모알라


한 주가 바쁘게 지나가니 벌써 주말이 찾아왔다. 오늘은 아예 작정하고 늦게 일어났다. 그동안 못잔 잠을 실컷 자둔 것 같아 기분은 최고로 좋았다. 거울을 보니 내 머리는 부스스했지만 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고 그런 내 자신이 좋아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오늘은 장도 보기 싫고 집에 있는 재료로 무엇을 해먹을까 고민하다가 김치부침개가 떠올랐다. 안그래도 어머니가 1월 말에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배추 김치를 3통 담아두시고 가셨는데 나는 '이거다' 싶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양파가 없다. 매주 양파를 많이 사두는데도 어찌 항상 부족한 느낌이 드는걸까? 이번에는 양파 없는 김치부침개를 시도해보았다.


재료는 참으로 심플하다. 밀가루, 물, 계란 1개 그리고 제일 중요한 엄마표 신김치.





Waitrose Canadian & very strong white bread flour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밀가루가 떨어지는 날에는 비상이다. 항상 여분으로 밀가루 하나는 꼭 구비해 놓아야만 한다. 영국에서 시도해 본 밀가루 중 제일 잘쓰는 것은 Waitrose Canadian & very strong white bread flour. 특히 수제비를 만들면 그렇게 쫄깃하고 쫀쫀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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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를 '이만하면 되겠지' 싶을 정도로 넣었다. 어디서 보니까 계란을 넣으면 반죽이 더 부드러워진다기에 계란 하나도 깨 넣었다. 물도 대충 눈대중으로 밀가루 양보다 적게 넣었다.






반죽이 위 사진처럼 너무 되서 물을 더 넣어줬다. 김치 국물과 국간장도 넣어줬다. 김치 국물을 넣어줘야 간이 알맞고 불그스름한 반죽이 되니까.






물과 밀가루의 비율을 맞춰보니, 반죽이 너무 되지도 묽지도 않게 딱 알맞게 된 것 같다. 이제 반죽은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어 썰어봤다.






이 얼마나 맛깔스러워 보이는 김치인가!

맛있는 김치만 있다면 나는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다. 나는 이런 김치를 세통이나 담아주시고 가신 엄마가 너무 감사하다. 김치가 맛있어야 음식도 맛있는 법. 나는 우리 남매가 좋아하는 김치수제비,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김치부침개 그리고 새콤한 비빔국수 등 마음껏 만들어 먹을 계획이다.




약불로 후라이팬 달구기



부침개 끝이 노랗게 익을때쯤에 반대로 뒤집어 주는게 포인트.

그래야 모양이 망가지지 않고 뒤집기도 쉬운 법.






김치부침개를 완성했으니 이제 초간장과 맛있게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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