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에서는 내가 방송작가?! (2)

<욕설에 무뎌지는 나>

by Moana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두 번째 방송은 어느 정도 일에 적응한 상태여서 조금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어느샌가 나는 하루종일 전화만 받고 있었다. (실제로 하루에 약 50통 가량의 통화를 했었다.)

전화 속 상대방은 계속 바뀌었지만, 심심찮게 들려오는 폭언과 욕설들이 나를 좀먹고 있었다.


'X발 미X년아! 너 나한테 사기 쳤지?'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욕설부터 듣고, 상황 파악을 위해 대화를 시도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고, 전화를 계속 돌린다는 것이 욕설의 이유였다.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담당자에게 전화를 넘겨준다는 이야기를 하자, 상대방은 또다시 욕을 내뱉었다.

'X발 또 이상한 곳이기만 해 봐! 내가 너 가만히 안 둔다!'


폭발할 위기였지만, 여러 일들을 겪으며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 온 나는 '안 이상한 곳이면 어쩌시려고 또 욕을 하신대~?'라며 받아쳤고, 그에 당황한 상대방이 '욕한 건 미안해!'라는 이야기를 건넸다.

(사실 그 전화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걸려온 것도 아니었는데, 사무실 내에서 저런 전화를 처낼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 바통터치를 받은 것이었다. 나는 일종의 폭탄처리반이었다.)


이외에도 새벽에 연락해 화내는 사람들이 있었고, 언젠가부터 벨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마음대로 뛰며 전화를 받는 것이 무서워졌다.


욕설을 듣는 것에 처음보다 무뎌진 것 뿐이지, 괜찮지 않았다.


(막내작가들은 책임을 질 만큼의 위치에 있지 않아 일반적으로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욕설을 들을 정도로 큰 잘못을 하지 않는다. 만약 위 글과 같은 상황이라면,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만 말하는 것 같아 양심에 찔리기도 하지만,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주는 즐거움도 하나 둘 등장할 예정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방송작가다.